최익진 개인전, '묘색광명(妙色光明)_물들이다'...한국미술관 전시 중

스포츠한국 2024-10-11 15:50:27
1층 전시장에 설치된 작품 '33 Vectors'.

[스포츠한국 조민욱 기자] 한국화가 최익진 작가의 개인전 ‘묘색광명(妙色光明)_물들이다’가 경기도 용인시 마북동에 있는 한국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작가는 지난달 27일 시작한 이번 전시회에서 ‘생명의 영원성’을 주제로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한 경의를 표현하고 있다. 전시회는 11월24일까지 열린다.

1층 전시장에는 다소 어두운 공간에 수직적 구조를 띤 나무 무늬와 오방색 띠 형태의 작품 ‘벡터’가 설치되어 있다. 5m가 넘는 작품은 전시장 바닥에서 천장으로 차올라 가는 거대한 신목(神木)을 연상시킨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서 천상의 세계를 상징하는 10(십천간)과 땅을 상징하는 숫자인 12(십이지신)를 이어주는 존재로 인간을 상정하여 이 둘의 만남을 숫자인 11로 보고, 이 세 곳의 숫자를 더한 서른 세 개의 벡터들이 끊임없이 교차하여 순환하는 것이 생명의 세계를 움직이는 동력이라고 설명한다

1층 작은 전시 공간에 있는 ‘기원(Pray)’이라고 명명한 작품은 기존 ‘서른 세 개의 벡터’ 작품을 구성한 일부분을 돌돌 말아둔 형태를 기본 요소로 하고 있다. 무엇인가를 만다는 반복적인 행위는 마치 모든 정성을 다하는 치성을 드리며 기도하는 행위와 닮았다. 동심원을 중심으로 점점 밖으로 확장하는 구조가 ‘기원’하는 사람의 간절한 호소처럼 보인다.

2층의 메인 공간에 설치한 작품 ‘아버지(Father)’는 아버지의 병이 호전되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반영되었다. 작가의 아버지는 병석에서 23년 넘게 누워 계신다고 한다.

작가는 불편한 아버지의 몸을 이해하고자 왼손으로 발을 그렸다고 한다. 좌우가 뒤바뀌진 듯 어색하여 형태가 다소 일그러지고 어눌한 묘사에서 불편한 몸으로 이제껏 삶을 유지하고 이겨냈다는 점에서 인간적으로 존경과 감사함을 드러내고자 했다.

최익진 작가는 한국화를 전공하고, 동양철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지금까지 22회의 개인전과 190여 회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그의 예술의 주된 관심사는 한국적인 소통으로, 식민지를 경험한 한국의 근대화 과정에서 비롯한 왜곡되고 굴절된 모습의 비 소통적 소통방식에 기초했다. 현재 중앙대와 성신여대 겸임교수와 인천대 강사로 출강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아버지의 병환이 호전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작품명 '아버지(Father). 작품명 '아버지(Fat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