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과 협력 강화…尹대통령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 수립

데일리한국 2024-10-10 16:45:45
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린 한·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린 한·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앞으로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ASEAN) 10개국과 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차 라오스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아세안 국가들과 최고 단계 파트너십인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CSP)를 수립한 데 따른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오전(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 모두발언에서 "오늘 한국과 아세안은 협력을 한층 도약시키기 위해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다"며 공동 번영의 파트너로서 전방위적이고 포괄적인 협력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행 2년 차를 맞이한 '한-아세안 연대' 구상을 중심으로 아세안과 협력의 공통 분모를 넓혀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세안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정치·경제적 연합체로 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10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한-아세안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것은 1989년 한-아세안 대화 관계를 맺은 뒤 35년 만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아세안과 2004년 '포괄적협력동반자관계', 2010년 '전략적동반자관계'를 수립하며 협력을 강화해 왔다.

한-아세안 관계가 격상됨에 따라 양측은 정치·안보, 경제, 사회·문화 등 3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정치·안보와 관련해 오는 11월 '한-아세안 국방장관 회의'를 열어 국방 당국 간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 북한이 한국과 연결된 도로와 철도를 완전히 끊고 '남쪽 국경'을 영구 봉쇄하는 요새화 공사에 나선 상황 속 한-아세안 양측이 대북 문제에 대해서도 공조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측은 내년에 한-아세안 싱크탱크 다이얼로그(dialogue·대화)를 출범해 급변하는 통상환경에 대응하기로 했다. 또한 연내 한-아세안 디지털 혁신 플래그십(flagship·주력 및 대표 상품)에 착수하고, 스마트 시티 등 친환경적 미래 사회를 구축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사회·문화 분야에서는 향후 5년간 아세안 출신 학생 4만명에 대한 연수 사업을 추진하고, 내년에는 이공계 첨단분야(STEM) 장학생 사업을 발족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국방, 군수 협력을 발전시키고 아세안의 사이버 안보 강화에 기여해 나가겠다"며 "교역과 투자 중심의 협력을 인공지능(AI), 환경, 스마트 시티와 같은 미래 분야로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인적 교류와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해 4차 산업혁명 주도할 미래인재를 함께 육성해 나가겠다"며 "전 세계는 아세안의 다양성, 젊고 활기찬 인구, 풍부한 차세대 에너지 자원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세안이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번영을 이어가는 여정에 대한민국이 늘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린 한·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 팜 민 찐 베트남 총리, 윤 대통령, 손싸이 시판돈 라오스 총리,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린 한·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 팜 민 찐 베트남 총리, 윤 대통령, 손싸이 시판돈 라오스 총리,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갈수록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는 북한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 핵 위협이 존재하는 한, 한국과 아세안의 진정한 평화는 달성할 수 없다"며 "북한의 핵 도발을 절대 용인하지 않겠다는 우리의 단합된 의지와 행동만이 역내 평화를 보장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8월 광복절에 발표한 '8·15 통일 독트린'을 언급하며 "동북아시아는 물론, 아세안을 포함한 인태지역 구성원 모두의 평화와 반영에 기여하는 통일 한반도를 달성할 수 있도록 아세안이 함께 힘을 모아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8·15 통일 독트린은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한 통일을 이룩하기 위한 구체적 실행 계획이 담겼다. 1994년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을 계승하되 변화된 시대 상황에 맞게 보완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편 아세안은 그동안 11개 대화 상대국 가운데 미국, 중국, 일본, 인도, 호주 등 5개 국가와만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수립했었다. 하지만 이번에 한국과 관계도 격상하면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맺은 국가는 모두 6개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