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점유율 또 하락…CATL 한국법인 설립 "부담되네"

데일리한국 2024-10-10 16:47:06
연간 누적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출처=SNE리서치 연간 누적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출처=SNE리서치

[데일리한국 김소미 기자]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이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1위 중국 CATL은 점유율을 확대하며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연말 한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며 아시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10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내 배터리 3사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2.3%포인트 하락한 46.4%를 기록했다. 반면 세계 1위 배터리 제조사인 CATL은 같은 기간 글로벌 점유율을 58.5%로 크게 늘렸다. 연 성장률은 6.9%(58.5GWh)에 달했다.

CATL은 가격 경쟁력과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앞세워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LFP 배터리는 고성능 니켈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낮지만, 저렴한 가격과 높은 안전성으로 중저가형 전기차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테슬라, BYD,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LFP 배터리 비중을 늘리는 추세다.

수출 확대와 현지화 전략도 눈에 띈다. CATL은 중국 내 공급 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브라질, 태국, 이스라엘 등 신흥 시장으로 수출을 확대하며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CATL은 올 연말 한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현지 법인을 통해 가격 경쟁력과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해 국내 및 아시아 시장 영향력을 키우겠단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CATL이 공격적인 가격 전략과 현지 생산·연구개발(R&D) 투자까지 확대할 경우, 국내 3사는 가격 경쟁력과 기술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더욱 강력한 대응 전략이 필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응해 국내 배터리 3사는 고성능 니켈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먼저 LG에너지솔루션은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있으며, 삼성SDI와 SK온도 고밀도 니켈 배터리 개발을 통해 프리미엄 배터리 시장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고객 다변화와 파트너십 확대도 집중하고 있다. 이는 CATL의 공세를 막기 위해 글로벌 고객층을 넓히겠단 계획이다. 특히 유럽과 북미의 주요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위해 원재료 수급과 공급망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문학훈 오산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 배터리 3사의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