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경영진 구속 기로…"추가투자 받으면 해결될거라 생각"(종합2보)

연합뉴스 2024-10-10 16:00:31

구영배, 1.5조원대 사기 등 혐의 부인…"미정산 사태, 발생하고 알아"

류화현측 "돌려막기 10년, 페달 못 멈춰"…류광진측 "언젠가 터질 상황"

'미정산 사태' 구영배 큐텐 대표 영장실질심사 출석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이도흔 기자 = 티몬·위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의 최종 책임자로 지목된 구영배 큐텐 그룹 대표와 티몬·위메프 경영진의 구속 여부가 이르면 10일 결정된다.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구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잇따라 열었다.

류화현·류광진 대표 측 대리인은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취재진에게 "티몬·위메프의 돌려막기식 상품권 판매 구조가 10년째 지속돼왔다"며 "추가 투자만 받으면 해결될 것으로 여겨 계속 돌려막아왔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류화현 대표 측 대리인은 "적자가 계속 커지면서 10년 동안 하루라도 돌려막기식 판매를 지속하지 않으면 몇백억, 몇천억이 부도가 나는 상태였다"며 "추가 투자를 해준다는 사람이 있는데 지금 당장 약간의 이슈가 생겼다고 해서 페달을 멈출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류광진 대표 측 대리인도 "티몬을 인수할 당시에도 미정산 금액이 6천억원이었다. 정산지연 사태가 언젠가는 터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인수 직후) 곧바로 터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다만 이를 사기죄로 볼수 있을지는 의문이 드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큐텐테크놀로지가 티몬의 법인 인감도장, OTP를 모두 관리하고 있어 대표이사 결재 없이 자금이 유출됐다는 증거자료도 제출했다"고 밝혔다.

답변하는 류화현 위메프 대표

앞서 구 대표는 이날 오전 법원에 출석하면서 '미정산 사태 가능성을 2년 전부터 인지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렇지 않다. 사건 발생하고 (인지했다)"라고 답했다.

1조5천억원대 정산대금 편취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면서 도주 우려에 대해서도 "그럴 염려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피해 변제 계획에 대해 "한 번 더 피해자들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오늘 성실히 소명하도록 하겠다"고 말한 뒤 법정으로 향했다.

이후 법원에 도착한 류화현 대표는 취재진 앞에서 눈물을 훔친 뒤 "미정산 사태와 별개로 상품권 정산이 지연된 것은 알고 있었다"며 "상품권을 줄이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지만 줄이고 싶어도 줄일 수 없어 '상품권의 늪이다, 빚의 늪이다' 이런 말을 했었다. 지속적으로 줄이려고 노력한다는 의미였다"고 말했다.

류광진 대표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법정에 들어갔다.

류광진 티몬 대표 영장실질심사 출석

구 대표와 류광진·류화현 대표는 정산대금 지급 불능 상황을 인식했음에도 판매자들을 속이고 돌려막기식 영업을 지속해 1조5천950억원 상당의 물품 판매 대금 등을 가로챈 혐의(사기)를 받는다.

티몬·위메프의 상품을 큐익스프레스에서 판매하게 하는 일감 몰아주기식 경영을 해 티몬에 603억여원, 위메프에 89억여원의 손해를 입히고 미국 전자상거래 회사 '위시' 인수대금 등으로 티몬·위메프 자금 671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구 대표가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에 여러 차례 실패하자 큐텐의 존속과 큐익스프레스의 매출 증대를 위해 자본잠식 상태에 있던 위메프, 티몬 등을 인수한 뒤 소위 '쥐어짜는 방식'으로 큐텐의 운영자금을 마련해온 것으로 본다.

이 과정에서 구 대표가 류화현 대표 등과 공모해 재무회계 및 컨설팅 비용으로 가장한 자금을 큐텐으로 유출하는 방식으로 티몬·위메프의 판매 정산대금과 수익금 총 121억여원도 횡령했다고 보고 있다.

hee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