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파' 대세 안무가 최종인 "한국무용은 추어지는 춤"

연합뉴스 2024-10-10 15:00:37

국립무용단 '안무가 프로젝트'서 '휙' 안무…휴대전화 사용 모습 표현

정길만 '침묵하는…'·이재화 '탈바꿈' 공연도…31일 국립극장서 개막

안무가 최종인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한국무용은 가장 자연스러운 춤이에요. 추는 춤이 아니라 추어지는 춤이죠."

지난 2020년 대한민국무용대상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받으며 혜성처럼 등장한 안무가 최종인이 국립무용단의 기획공연 '2024 안무가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엠넷 예능프로그램 '스테이지 파이터'에 출연해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최종인은 전통과 현대의 경계에서 독보적인 춤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차세대 안무가다. 이번 '안무가 프로젝트'에선 현대인의 휴대전화 사용을 춤으로 형상화한 작품 '휙'을 선보인다. '휙'은 손가락으로 휴대전화 속 콘텐츠를 넘기는 모습을 표현한 의성어다.

오는 31일 개막 공연을 앞두고 무용가들과 마무리 안무 연습에 한창인 최종인은 10일 국립무용단 연습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무용에 대한 소신을 솔직하게 밝혔다.

그는 "전통춤을 보존하는 가치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춤을 창작하는 것"이라며 "지금 시대에 추어져야 하는 춤을 만들고 싶어 이번 기획공연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종인의 '휙' 시연 모습

'휙'에는 다양한 장르의 무용수들이 등장한다. 한국무용과 현대무용부터 스트리트 댄스와 재즈까지 7명의 무용수가 검무와 장구춤, 진도북춤 등의 한국적 움직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최종인은 "세상에 완전히 새로운 춤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다양한 장르의 무용수들이 현대 사회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휙'이라는 의성어가 주는 찰나의 호흡을 표현하고자 한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국립무용단 소속 안무가들의 작품 2개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

국립무용단 훈련장인 안무가 정길만은 '침묵을 강요 당하는 사회'를 표현한 작품 '침묵하는 존재의 나약함'을 무대에 올린다. 사회적 부조리에도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소시민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전하는 작품이다.

정길만은 "끊임없이 개인을 괴롭히는 사회 문제와 현실에서는 말할 수 없는 침전된 고민을 표현하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며 "이번 작품을 통해 설명되지 않는 부조리를 안고 사는 인간의 모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립무용단 훈련장 정길만

국립무용단이 지난 4월 초연해 평단의 주목을 받은 '사자의 서'의 안무가 이재화도 탈춤을 소재로 한 작품 '탈바꿈'으로 참여한다. '한국적인 것'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한다는 주제로 창작된 안무다.

이재화는 "어느 순간 전통춤만이 한국적이라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게 됐다"면서 "지금의 한국을 말할 수 있는 춤이 '한국적'이라는 수식에 어울릴 것 같다. 이번 공연도 '한국적인 것'을 찾는 수많은 시도 중 하나"라고 말했다.

'2024 안무가 프로젝트'는 이달 31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문체부의 '국립예술단체 청년 교육단원 육성 사업'을 통해 선발된 24명의 청년 교육단원이 각 작품의 무용수로 참여한다.

안무가 이재화

hy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