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기부양책…조선-철강업계 후판 가격 협상에 변수 될까

데일리한국 2024-10-10 14:15:54
포스코 포항제철소 3후판공장에서 후판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포스코 포항제철소 3후판공장에서 후판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최용구 기자] 중국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한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면서 국내 조선·철강업계가 그 파급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는 후판 가격 협상 및 선박 수주 등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지난달 24일 1조위안(약 190조원) 규모의 유동성 공급 계획을 발표한 이후 철강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블룸버그 등이 파악한 지난달 말 기준 중국 철광석 수입가는 톤당 109.5달러(약 14만7000원)로 한 주 동안 11.7% 올랐으며 현지 철근 유통가격도 같은 기간 1.4% 상승했다.

이에 따라 국내 철강 가격의 상승 가능성이 커졌으며 원재료 가격 상승 영향으로 후판 가격도 동반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강판인 후판은 선박 원가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이번 경기부양책 발표 직전까지 중국산 후판은 국내산보다 약 20% 저렴했다.

이를 감안한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조선사와 저가 공세로 인한 실적 악화를 토로한 철강사 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후판 가격 인하 요인이 생기면서 국내 철강사들은 대체로 반기고 있다. 하지만 가격 협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진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현재 중국 내 철강 가격 변동 흐름은 실제 수요에 기반한 것이 아닌 일시적 기대치에 불과하므로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중 간 벌어진 후판 가격차가 줄어들 수 있는지를 판단할 거시적 지표는 아직 없다는 지적이다.

유통가격은 협상가격과 다르다는 점도 판단을 어렵게 하고 있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의 후판 가격이 오를 수는 있지만 국내산과 격차가 워낙 컸다. 현재로선 협상에 큰 영향이 나타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내수 부양책이 중국 조선업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중국 조선사들이 수주 활황을 거듭 중이지만 이는 글로벌 해운 수요와 직결되며 내수 경기로 인한 영향은 적다는 목소리가 크다. 

다만 일각에선 내수 확대에 따른 산업 분산 효과가 일어나면서 조선업 성장 기조에 제동을 걸 수 있단 분석도 제기한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침체 국면에 있던 중국은 그동안 자기들이 잘하는 산업을 위주로 더 돌렸는데 그중 하나가 조선업”이라며 “중국 내수가 활성화하면서 다른 산업도 각광을 받을 경우 지금처럼 조선업에 비중을 쏟기는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