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바람에 金여사 논란까지…尹대통령, 韓과 독대로 '의기투합' 이뤄낼까

데일리한국 2024-10-10 14:31:40
윤석열(왼쪽)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사진=대통령실, 연합뉴스 윤석열(왼쪽)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사진=대통령실, 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0·16 재보궐선거가 끝난 뒤 독대한다. 야권의 탄핵 공세와 함께 '명태균 발(發) 공천개입 의혹'의 중심에 선 윤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1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을 최근 수용했다. 오는 6일부터 5박6일 일정으로 동남아시아 3개국 순방길에 오른 윤 대통령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찾은 라오스를 끝으로 11일 귀국한 뒤 구체적인 일정과 의제 등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윤 대통령은 한 대표의 독대 요청에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지난달 24일 당 지도부 간 만찬 때 한 대표가 의정갈등 등 국정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독대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대통령실은 한 대표의 독대 요청에 대해 "추후 별도로 협의할 사안"이라면서 사실상 거절의 뜻을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7월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 만찬에서 한동훈 대표와 손을 맞잡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7월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 만찬에서 한동훈 대표와 손을 맞잡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이 불발된 지 약 보름 만에 윤 대통령이 태세를 전환한 것은 독대 필요성을 거듭 건의한 대통령실 참모들의 노력이 뒷받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야권의 탄핵 공세 속 당정이 분열되면 여권이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독대 성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5일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 지원 유세를 하며 "일을 제대로 못 하면 혼을 내 선거에서 바꾸고 선거를 기다릴 정도가 못 될 만큼 심각하다면 도중에라도 끌어내리는 것이 민주주의이고 대의 정치"라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이 대표는 전날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지원 유세를 하며 "탄핵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다만 "대리인을 뽑았는데 도저히 임기 내에 못 견딜 정도면 도중에 그만두게 하는 게 민주주의 기본 원리 아니냐"며 "이 뻔한 얘기를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이상하게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가 '끌어내리겠다'는 발언에 직접 나서 해명까지 했지만,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이 탄핵을 공론화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언급하는 빈도가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조국혁신당과 진보당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여기에 사회민주당과 민주당 내 탄핵에 공감한 의원 12명은 '윤석열탄핵준비 의원연대'를 출범시키며 윤 대통령의 탄핵에 불을 지피고 있다.

또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민주당에 공식적으로 윤 대통령의 탄핵을 제안했다. 윤석열탄핵준비 의원연대에 소속된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7일 '촛불승리전환행동'이라는 특정 성향의 단체가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윤석열 탄핵기금 후원자들과 함께하는 탄핵의 밤' 행사를 열 수 있도록 장소 대관을 주선하기도 했다.

김건희 여사가 지난 8월 2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선수단 격려 행사'에 참석해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김건희 여사가 지난 8월 2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선수단 격려 행사'에 참석해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이번 독대에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당정 간 이견이 드러났던 의정 갈등의 해법을 비롯해 여러 현안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목되는 부분은 명품 가방 수수에 이어 명태균 발(發) 공천개입 의혹까지 논란의 중심에 선 김 여사에 대한 논의가 테이블에 오를지다.

앞서 한 대표는 전날 금정구청장 지원 유세를 위해 찾은 부산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권 일각에서 김 여사의 공개 활동을 자제했으면 좋겠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데 대해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공감의 뜻을 밝혔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가 당정의 결속을 다지는 화합의 자리가 될 수도 있지만,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