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꼭 가봐야 할 인생 여행지 경북 영주…소백산·부석사·소수서원

데일리한국 2024-10-10 13:33:33
영주 시민들이 부석사 은행나무 길을 걷고 있다. 사진=영주시 제공 영주 시민들이 부석사 은행나무 길을 걷고 있다. 사진=영주시 제공

[영주(경북)=데일리한국 채봉완 기자] 가을이 성큼 다가오면서 단풍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10일 영주시에 따르면 이번 여름은 유난히 뜨겁고 길었던 만큼 나무들이 작년보다 늦게 단풍 옷으로 천천히 갈아입으며 가을의 절정으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올가을 꼭 가야 할 여행지로 경북 영주시가 손꼽히고 있다.

영주는 역사를 품고 있는 선비의 도시로 유명하지만, 소백산 등 아름다운 풍광도 빼놓을 수 없다.

여기에 유네스코 세계유산 부석사와 소수서원, 무섬마을 등을 오가며 역사관광까지 즐길 수 있으니 자연의 향기와 역사의 향기를 동시에 느끼기에 제격이다.

사람을 살리는 산 ‘소백산’

영주의 가을 풍경을 대표하는 것은 단연 단풍이 물든 소백산이다. 봄이면 철쭉 군락으로, 여름이면 울창한 숲으로, 가을이면 단풍으로, 겨울이면 설경으로 맞이하는 소백산은 주변 경치가 매우 아름답기로 이미 정평이 나있다. 전국의 단풍이 일제히 절정을 이루는 10월, 나뭇잎의 화려한 변신은 보는 이의 넋을 빼앗아 놓는다.

소백산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숲이 우거져 걷는 것만으로도 가을의 정취를 흠뻑 느끼기에 충분하다. 원시림과 함께 울울창창하게 들어선 나무, 옥빛 계곡물과 단풍이 어우러진 풍경 속에 있다 보면 지나가는 가을이 아쉬울 정도다.

천년의 향기 ‘부석사’

소백산과 함께 이맘때면 아름다운 풍광으로 장관을 이루는 부석사가 있다. 부석사는 아름다운 사찰의 모습 그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부석사 초입까지 이어지는 은행나무 길은 가을 정취에 흠뻑 취할 수 있는 걷기 좋은 길로 유명하다.

부석사는 신라 문무왕 16년(676) 의상대사가 창건한 천년고찰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인 무량수전(국보 제18호)를 비롯해 조사당(국보 제 19호), 소조여래좌상(국보 제45호), 조사당 벽화(국보 제46호), 무량수전 앞 석등(국보 제17호) 등 국보 5점, 보물 6점, 도 유형문화재 21점 등 연대적 가치를 간직한 명찰이다. 이러한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18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특히 이맘때 부석사를 오르다 보면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아무한테도 알리지 않고 혼자 알고 싶었다”던 은행나무 산책길이 사람들을 맞이한다.

일주문에서 천왕문까지 800m 정도 난 이 길은 마사토를 다진 황톳길과 노란 은행잎, 빨간 사과가 눈길을 빼앗는다.

아름다운 은행나무 길을 지나 문 창살 하나, 문지방 하나에도 천년을 살아 숨쉰다는 부석사에 이르면 공포불을 바라보는 것을 시작으로 현존하는 최고의 목조 건축물로 유명한 무량수전을 비롯해 안양루에 서면 아스라이 펼쳐진 소백산 연봉들이 어우러진 찬란한 풍광을 선물로 받을 수 있다.

수많은 사연과 이야기를 품은 고요한 사찰의 풍경소리, 높은 가을 하늘 아래 펼쳐지는 화려한 단풍, 자연에서 만날 수 있는 고즈넉함을 만나고 싶다면 주저 없이 부석사를 찾길 권한다.

역사의 향기 ‘소수서원’

영주가 선비도시라는 이름을 얻게 된것은 소수서원이 길러낸 숱한 선비와 선비정신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수서원은 전통 건축물의 아름다움이 물씬 풍기는 곳으로 부석사에 이어 지난 201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면서 세계인에게 가치를 인정받았다.

풍광이 빼어난 죽계천 앞에 터를 잡은 소수서원(사적 55호)은 조선 중종 38년(1543)에 세워진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조선 시대 국왕으로부터 편액, 서적, 토지, 노비 등을 하사받아 그 권위를 인정받은 서원)이다.

1543년 풍기군수 주세붕이 세운 백운동서원이 쇠락하자 퇴계이황이 1549년 경상관찰사 심통원을 통해 조정에 편액과 토지, 책, 노비를 하사하도록 건의했고 명종이 이를 받아들여 편액을 내렸다. 선인들의 덕망과 학풍이 오롯이 배어들어 아직까지도 선비들의 글 읽는 소리가 들릴듯한 느낌마저 자아낸다. 

소수서원과 인접한 곳에 위치한 유교전문 박물관인 소수박물관, 성리학의 산실인 소수서원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옛 선비들의 생활상을 체험할 수 있는 선비촌을 방문하면 전통의 정취에 흠뻑 젖게 된다.

영주하면 선비문화체험이라고 알려질 정도로 영주시는 고택체험과 선비문화 체험 명소로, 소수서원 인근에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한국 문화테마파크 '선비세상'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풍기인삼

청정한 자연을 벗 삼아 가을을 느끼고, 문화의 향기로 마음을 가득 채우고도 아쉬움이 남는다면, 인삼으로 유명한 풍기인삼 시장에 들러보자.

인삼수확기를 맞아 풍기인삼시장에서는 시골장터의 구수한 풍경과 일교차가 큰 지역적 특성으로 말미암아 조직이 견실하고 우수한 인삼을 만나볼 수 있다. 조선 왕실에서도 진상품으로 풍기인삼만을 고집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을 정도로 효능에서는 세계 일등을 자부한다.

특히 해마다 10월, 인삼의 수확기에 경북영주풍기인삼축제가 개최되어 많은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축제는 지난 5일 개막을 시작으로 오는 13일까지 이어질 예정으로, 9일까지 축제장을 방문한 관광객이 25만을 넘어섰다.

매년 인삼 채굴 시기에 맞춰 저렴한 가격으로 품질 좋은 풍기인삼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특징을 살린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여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건강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