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방콕=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강종훈 특파원 = 지난 2004년 한국 대우상용차를 인수했던 인도 굴지 재벌 타타그룹의 라탄 타타(Ratan Naval Tata) 명예회장이 9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86세.

10일 로이터통신과 교도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타타그룹은 타타 명예회장이 전날 밤 별세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구체적인 사인은 공개하지 않았다. 타타 명예회장은 최근 고향인 인도 서부 뭄바이 한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아왔다.

고인은 1937년 뭄바이에서 타타그룹 창업자 증손자로 태어났다. 미국 코넬대 건축학과 졸업 후 1960년대 초 인도에 돌아와 철강회사 타타스틸 공장에서 운영관리 업무를 시작으로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이어 인도가 폐쇄 경제에서 벗어나 경제 개방에 나선 1991년 삼촌 뒤를 이어 타타그룹 지주회사인 타타 선즈 회장에 취임했다.

고인은 성장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세계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판단하고 과감한 인수·합병에 나섰다.

2007년 유럽 철강업체 코러스, 2008년 영국 고급차 브랜드 재규어와 랜드로버 등 대형 인수를 잇달아 성공시키며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2004년에는 한국 대우상용차를 인수해 타타대우상용차로 상호를 바꾸기도 했다.

타타 명예회장은 당시 내한해 "이번 인수는 인도회사가 한국기업을 매입한 사례 중 가장 큰 규모"라며 "한국 내에서 타타그룹 활동이 더욱 활발해질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고인은 2012년 퇴임 후에는 투자자로 인도 스타트업을 지원했다. 결혼하지 않은 그는 겸손한 생활 방식과 자선활동으로도 존경받았다.

인도 모디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에 "선견지명이 있는 비즈니스 리더이자 인도에서 가장 오래되고 명성이 높은 기업에서 리더십을 발휘했다"며 고인을 애도하는 글을 올렸다.

타타그룹은 자동차, 철강, 호텔, 소프트웨어 등 여러 분야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인도 최고 기업 중 하나다. 약 100개 회사를 거느리고 있으며, 전세계에서 35만명 넘는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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