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척추동물 개체군 규모, 50년간 평균 73% 줄었다"

연합뉴스 2024-10-10 11:00:35

세계자연기금, 3만5천개 개체군 관찰해 발표…"티핑포인트 직면"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세계 척추동물 개체군 규모가 50년간 평균 73% 감소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세계 최대 규모 비영리 환경보전기관 중 하나인 세계자연기금(WWF)은 10일 이러한 내용의 '2024 지구생명보고서'를 발표했다.

지구생명보고서는 WWF가 격년 발간하며 이번이 15번째다.

보고서에 따르면 5천495개 척추동물종(포유류·조류·어류 등) 3만4천836개 개체군을 관찰해 산정한 '지구생명지수'(LPI)는 1970년과 2020년 사이 73%(통계적 오차를 고려한 범위 67~87%) 감소했다.

이는 야생 척추동물종 개체군이 50년간 평균 4분의 3 가까이 줄어들었다는 의미라고 WWF는 설명했다.

생물종별로 담수 생물종은 LPI가 85%, 육상과 해양 생물종은 각각 69%와 56% 감소했다. 담수 생물종 개체군이 가장 크게 줄어든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한국이 속한 아시아태평양의 LPI가 6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95% 감소)나 아프리카(76% 감소)보다는 감소율이 낮았지만, 북아메리카(39% 감소)나 유럽·중앙아시아(35%)보다는 높았다.

동물 개체군 감소 원인은 서식지 손실·훼손, 과도한 자원 이용, 기후변화, 침입종, 질병 등이 다양하게 꼽힌다.

WWF는 "LPI를 비롯해 여러 지표가 자연과 생물다양성이 약화하고 있음을 가리킨다"라면서 "돌이킬 수 없는 갑작스러운 변화가 발생하는 티핑포인트에 직면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WWF는 "지구의 미래는 향후 5년간 일어나는 일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자연 파괴와 기후변화가 함께 가져오는 티핑포인트에 다다르기 전에 세계를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jylee2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