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커 : 폴리 아 되' 호아킨 피닉스, 이변 없이 스크린 압도한다[리뷰]

스포츠한국 2024-10-10 07:00:00

[스포츠한국 신영선 기자] 안티 히어로 '조커'와 '할리 퀸'은 떼 놓을 수 없는 환상의 단짝이다. 속편으로 돌아온 '조커'는 이들의 사랑 위에 노래를 입혔다. 그러면서 아서(조커)의 심리를 좀 더 깊게 들여다보며 살핀다. 아서의 내면세계에 한껏 몰입해 날것의 메시지를 던지는 영화 '조커 : 폴리 아 되'다.

2년 전 5명의 살해한 죄로 수감된 '조커' 아서 플렉. E동 258호에 수감 중인 아서는 깡마른 외형에 광기 어렸던 모습은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다. 시간마다 약을 먹고 교도관과 시답잖은 농담을 주고받는 모습은 모든 것을 체념한 듯한 모습이다. 지친 일상을 보내던 아서는 '할리 퀸' 리 퀸젤와 만나게 되고 이들은 이내 사랑에 빠진다. 영사기 앞에서의 키스는 찬란하고 도피는 낭만적이다. 아서의 또 다른 인격이라 불리는 미치광이 살인마 조커의 나날이 치솟는 인기와는 별개로 그를 둘러싼 세기의 재판은 착실하게 진행된다.

영화는 아서의 내면세계를 따라가다 보니 시종일관 어둡고 우울한 장면들이 이어진다. 사랑을 찬양하는 듯한 노래가 종종 등장하지만 결코 달콤한 분위기는 아니다. 그러나 뮤지컬적 요소를 가미해 색다른 장르적 재미를 느끼게 한다. 특히 아서의 망상이 곁들여진 장면들은 카타르시스적인 경험을 주고, 영화 조커가 지닌 특유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게 한다.

'조커 : 폴리 아 되'는 연출과 각본, 연기까지 3박자가 완벽하게 어우러진다. 만화를 활용한 오프닝 시퀀스와 낭만적인 감성을 생생하게 담아낸 뮤지컬 퍼포먼스, 조커의 내면을 비추듯 어둠 속 빛을 활용한 감각적인 미장센이 영화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체험을 가능하게 한다. 촘촘하게 잘 짜인 스토리 전개는 138분이라는 짧지 않은 상영 시간 내내 상당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신들린 연기력의 호아킨 피닉스는 이번에도 이변 없이 스크린을 압도한다. 호아킨은 이번 작품을 위해 노래와 춤을 배우고 체중 감량까지 불사하며 캐릭터에 매진했다고. 레이디 가가와의 앙상블은 의외로 환상의 조합이다. 레이디 가가가 특유의 보이스로 노래를 시작하면 영화는 하나의 콘서트장으로 변모하고, 캐스팅의 이유를 납득할 수밖에 없어진다.

지난 2019년 개봉해 제76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던 '조커'는 이달 초 폐막한 제81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또 다시 초청되며 화려하게 귀환했다. 5년 만에 더욱 매력적으로 돌아온 만큼 관객들에게 또 한 번 뜨거운 감동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