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바이오 클러스터 대표 "올해 美서 한일 스타트업 투자 매칭 추진"

연합뉴스 2024-10-09 19:00:09

국내 바이오 기업 8곳 입주한 쇼난 아이파크…재생의료·세포치료 주목

후지모토 토시오 쇼난 헬스 이노베이션파크 대표

(요코하마=연합뉴스) 김현수 기자 = "일본·한국에서 선정한 20개 바이오 스타트업을 오는 12월 미국 보스턴에 데려가 최고 수준의 벤처 투자가들과 연계할 계획입니다."

9일 일본 퍼시피코 요코하마 내셔널 컨벤션홀에서 개막한 '바이오 재팬 2024' 행사장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난 일본 최대 바이오 클러스터 쇼난 헬스 이노베이션파크(쇼난 아이파크)의 후지모토 토시오 대표는 한일 양국의 바이오 스타트업들이 세계로 진출할 기회를 매년 마련할 생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쇼난 아이파크는 일본 제약사 다케다가 연구개발(R&D) 분야 대학, 외부 기업의 교류·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해 일본 쇼난 지역에 조성한 혁신 클러스터다.

지난해 쇼난 아이파크와 중소벤처기업부는 '첨단 바이오 벤처·스타트업 혁신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한일 공동 R&D 추진, 국내 스타트업 지원 등 다방면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현재 입셀·세포바이오 등 국내 바이오 기업 8곳이 쇼난 아이파크에 입주해 연구개발(R&D)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후지모토 대표는 "재생 의료·세포 치료 분야를 주력으로 하고, 일본 기업과 제휴하려는 의지가 강한 기업을 입주 대상으로 선정했다"며 "한국 스타트업의 주요 목적은 글로벌 제약사와 계약하고, 일본의 재생의료 규제 정책에 기반해 세계 진출을 시도하려는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했다.

쇼난 아이파크를 조성한 다케다는 세계 10대 제약사 반열에 오른 글로벌 회사다.

그러나 후지모토 대표는 아직 일본 제약·바이오 업계의 바이오 스타트업 투자규모가 미국의 10분의 1 규모인 점을 고려해 세계 진출이 보다 활성화돼야 하며, 쇼난 아이파크가 스타트업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후지모토 대표는 "일본에는 자금이 부족한 스타트업이 많다"며 "작년 일본에서 기업공개(IPO)를 한 바이오 기업 3곳 중 2곳이 쇼난 아이파크 기업"이라고 말했다.

후지모토 토시오 쇼난 헬스 이노베이션파크 대표

그는 "앞으로 세포·유전자 치료제, 핵산 의약품이 블록버스터급 분야가 될 것"이라며 국내 바이오의약품 대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항체 의약품 생산 역량을 주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후지모토 대표 외에도 일본 바이오 업계가 바라보는 국내 기업의 강점은 글로벌 진출 의지와 양질의 전문 인력이었다.

이날 오후 진행된 다른 간담회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난 요시아키 츠카모토 일본바이오협회 전무는 "이번 바이오 재팬에 참가한 해외 기업 가운데 한국·대만이 가장 많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바이오 산업의 강점에 대해 "한국 벤처 기업의 인재들은 미국 등 해외에서 경험을 쌓고 다시 한국에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며 "일본은 해외에 진출하려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요시아키 전무는 일본바이오협회가 바이오 산업의 중요성을 역설해 투자를 유치하고, 바이오 산업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의 중간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본 정부의 정책에 구애받지 않고도 지속적인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지가 일본 바이오 업계의 난제라고 말했다.

요시아키 전무는 미국 의회가 연방기관과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중국 바이오 기업의 거래를 금지하는 '생물보안법' 제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일본 바이오 업계 반응을 묻는 질문에 "위기 혹은 기회가 될 지 모르겠다"고 말을 아꼈다.

hyuns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