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생물테러 대비한 軍 보유 두창백신 80% 유효기간 지나

연합뉴스 2024-10-09 08:00:04

허영 "구매 예산도 편성 안돼…생화학테러 대응역량 저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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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김준태 기자 = 북한의 생물테러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군이 비축한 두창백신의 80% 이상은 유효기간이 지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9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허영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와 예산안 등을 통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군이 보유한 두창백신은 약 136만 도스(1회 접종량)이며 이중 유효기간이 남은 백신은 16%가량인 22만 도스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백신의 유효기간은 5년이지만, 군은 2019년 이후로 새로운 백신을 구매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유효기간을 넘기지 않은 22만 도스는 백신 생산업체가 유효기간이 지난 백신을 품질검사에 활용한 뒤 이를 폐기하고 그만큼을 새 백신으로 채워 넣은 것이라고 허영 의원은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백신의 기본 유효기간은 5년이지만, 품질검사를 해 이를 연장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품질에 문제가 발생한 백신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장기간 신규 백신 구매가 없었다는 지적에는 "기존 비축분인 2세대 백신보다 접종이 간편한 3세대 백신을 올해 중으로 구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백신 구매를 위한 예산은 편성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020년부터 올해까지 국방부 예산에는 두창백신을 관리하는 위탁업체 유지관리 예산만 연간 1억원 내외로 편성됐으며, 내년 정부 예산안에도 구매예산은 반영되지 않았다.

올해 추진되는 3세대 백신 구매에는 국방부 보건복지관실의 잔여 예산이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영 의원은 "내년 예산안에도 두창백신 구매예산이 반영되지 않아 우리 군의 생화학 테러 대응 역량과 전투력 저하가 우려된다"며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꺼리는데, 유효기간이 지난 백신을 접종한다는 것은 국민 정서와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을 국방부는 명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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