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코 멕시코' 오명 벗을까…정부 "군경 대응·정보수사 강화"

연합뉴스 2024-10-09 03:00:17

안보장관 "청년들 향한 갱단 유인 차단 노력 지속"…前정부 기조 유지

기자회견하는 멕시코 대통령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마약(나르코) 카르텔 폭력 사태와 정치인 피살 등 고질적인 치안 불안 문제를 안고 있는 멕시코에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정부가 갱단을 향한 군·경찰 공동 대응과 정보 수집 활동을 강화하는 등의 전략을 발표했다.

멕시코시티 치안 장관을 지낸 오마르 가르시아 하르푸치 연방 정부 안보장관은 8일(현지시간) 대통령 정례 기자회견에 참석해 "국방부의 국가방위대 통합, 각 지방정부와의 절대적인 협력 등을 바탕으로 폭력 범죄에 대응할 것"이라며 "특히 폭력조직에 전략적으로 맞서기 위해 정보 수사 분야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멕시코에서 국가방위대는 연방 경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안보부에서 관할했으나, 최근 제반 규정 변경을 통해 국방부 소속으로 이관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경찰의 군사화' 우려에 선을 그은 하르푸치 안보장관은 "국가방위대 작전 역량 제고와 더불어 안보부 내 수사관과 정보 요원에게 적절한 지원을 제공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 중"이라며 "치안은 공동의 책임감을 바탕으로 통일된 대응이 필요하기 때문에 (국방부와) 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치안 전략 발표하는 멕시코 안보장관

셰인바움 정부는 또 '빈곤·불평등 격차 해소와 양질의 일자리 제공을 통한 청년들의 갱단 유입 차단'이라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 정부의 대(對) 카르텔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로페스 오브라도르의 정치적 후계자'로 알려진 셰인바움 대통령은 유세 과정에서 줄곧 "마약 카르텔과 새로운 전쟁을 벌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폭력 범죄로 큰 피해를 본 지역의 주민과 마약 중독으로 고통받는 젊은이를 지원하는 게 우리 정부 치안 전략의 주요 목표"라며 로페스 오브라도르의 '총알 대신 포옹' 정책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멕시코에서는 임기를 시작한 지 일주일도 안 된 지방자치단체장이 참수되거나 검사·경찰관 등을 향한 잔혹한 테러 행위가 벌어지는 등 카르텔 주요 거점에서 강력 범죄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악명 높은 시날로아 카르텔 내 수괴급 갱단원이 최근 잇따라 미국 및 멕시코 당국에 체포되면서, 쿨리아칸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는 카르텔 내부 세력 다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wald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