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이재명 '억까' 국감…정쟁에 민생 밀렸다

데일리한국 2024-10-08 18:57:51
'김문기·백현동 의혹' 관련 허위 발언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공직선거법 위반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9.20  ⓒ연합뉴스 '김문기·백현동 의혹' 관련 허위 발언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공직선거법 위반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9.20  ⓒ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김건희·이재명 때리기'로 얼룩지면서 정쟁의 장으로 비화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번 국감을 통해 야당은 김건희 여사의 의혹을 고리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스모킹건'을, 여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유죄 혐의'를 입증하겠다는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국정감사 이틀째인 8일 10개 상임위원회에서는 어김없이 김건희·이재명 관련 사안이 등장했다. 곳곳에서는 여야가 충돌하며 파행을 빚었다. 민생에 대한 고민은 상임위 회의장 불과 함께 꺼졌다. 

◇ '김건희·이재명 때리기'로 민생 뒷전

이날 법사위 국감에서 여야 정쟁은 극에 달했다. '이재명 흔들기'에 집중해 온 여당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코나아이 특혜 의혹'을 새롭게 제기했다. 이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 경기지역화폐 운영 대행사인 코나아이에 특혜를 제공한 정황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진상규명과 검찰 수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여사 의혹'을 추궁해 온 야당인 민주당은 '명태균 불법 여론조사 의혹'을 고리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무효" 가능성을 주장했다. 명태균 씨가 윤 대통령에게 제공한 여론조사의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이 재·보궐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면서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촉구했다.

민주당은 국감 첫날에 맞춰 김 여사 의혹을 자체 규명하는 '김건희 심판본부(김건희 가족비리 및 국정농단규명 심판본부)'를 띄우기도 했다.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주가 조작·공천개입 등 각종 의혹을 전방위적으로 다루겠다는 선포로 해석됐다.

국민의힘도 이 대표를 경찰에 고발하며 국감 시작을 알렸다. 위증교사 혐의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1월 1심 선고를 앞둔 이 대표를 압박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 "김건희 여사 의혹 질의 해라" 당부 메시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3일 강원도 강릉아레나에서 열린 2023 강릉 세계합창대회 개막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3일 강원도 강릉아레나에서 열린 2023 강릉 세계합창대회 개막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는 당 소속 의원실을 통해 김 여사 의혹 관련 질의를 포함할 것을 당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10개 상임위원회 국감에서 피감기관을 막론하고 김 여사·이 대표를 이슈에 매몰된 이유다.

민주당 보좌진들은 "민생을 챙겨야 할 상임위까지도 정쟁성 질의를 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라며 피로감을 호소한다. 이들 사이에서는 "이번 국감도 김건희만 외치다 끝"이라는 자조 섞인 말도 나온다.

22대 국정감사가 대치 정국의 연장선으로 이어지면서 국정 운영에 대한 입법부의 견제와 감시 기능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됐다. 민생엔 애초부터 관심도 없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 대표와 김 여사 관련 이슈를 끌고 가는 한편 정쟁 국감에 대한 '네 탓 공방' 이어갈 태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