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상품부터 몰아주기 의혹까지...KB자산운용 'ETF 리스크' 몸살

데일리한국 2024-10-08 15:33:09
[사진=KB자산운용] [사진=KB자산운용]

[데일리한국 장은진 기자] KB자산운용이 부실종목 증가, 계열사 몰아주기 등 상장지수펀드(ETF)와 관려돼 몸살을 앍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 RISE ETF는 KB금융그룹 계열사가 보유한 금액이 무려 1조2200억원으로 전체 ETF 순자산 가치 총액의 10.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 지주계열 자산운용사의 경우는 계열사 보유금액이 5%에 못 미친다.

실제 삼성자산운용은 KODEX ETF를 삼성그룹 계열사에서 약 2조6000억원 보유해 규모면에서는 상위지만, 전체 ETF 순자산가치 총액의 4.4%에 불과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TIGER ETF를 미래에셋그룹 계열사에서 약 2조1500억원 보유하고 있다. 이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순자산가치 총액의 3.9% 수준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경우 같은 그룹 계열사의 ETF 보유금액이 833억원(보유비중 0.8%)에 불과했다.

ETF시장은 최근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국내 ETF 시장규모는 약 160조원으로 2022년 말(78조원) 대비 2배 이상 뛰었다. 이에 따라 계열사 지원이 필요한 자산운용사들은 밀어주기도 서슴지 않고 있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ETF 판매에는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ETF는 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어 펀드와 달리 별도의 규제를 두지 않는다. KB자산운용의 경우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모양새다. KB자산운용은 2020년 6% 수준이었던 ETF 시장점유율을 2년 만에 8.9%까지 끌어올린 바 있다. 이후에도 해당 점유율을 유지하며 업계 3위 자리를 지켜왔다.

주목할 점은 해당기간 KB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총액 증감부분이다. 2020년도 3조4000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KB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총액은 2023년 말 기준 9조7000억원까지 늘어났다. 올해도 ETF 순자산총액이 9월 기준 12조1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순자산총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도 부실화된 ETF가 많았다. 거래소는 상장한 지 1년이 지난 ETF 중 신탁 원본액이 50억원 미만이면서 순자산 총액이 50억원에 못 미치는 ETF를 관리종목으로 지정한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이런 ‘좀비ETF(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ETF)’는 다음 반기 말까지도 이 같은 상태가 지속되면 해당 ETF는 강제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된다. 

지난달 27일 기준 국내 ETF 중 순자산총액이 50억원 미만인 종목 수는 67개다. 이 중 삼성·미래에셋·KB·한투 등 시장점유율 상위 4개사에서 운용 중인 ETF 종목은 22개였다.

상위 4개사 중 50억원 미만인 ETF가 가장 많은 곳은 KB자산운용으로 8개다. KB자산운용 다음으로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각각 5개로 뒤를 이었다. 가장 적은 곳은 4개의 ETF을 운용 중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이다.

다만 추가로 고려해야할 부분도 있다. 이들 중 몇몇 운용사는 올해 상반기 일부 ETF 상장폐지를 진행했다는 점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세 곳은 상반기 총 25종의 ETF를 정리했다. 정리한 종목 수는 각 업체별로 KB자산운용 16종, 한국투자신탁운용 8종, 미래에셋자산운용 1종이다. 해당 부분까지 감안하더라도 KB자산운용의 ETF가 가장 부실한 모습이다.

이에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올해 상장폐지한 ETF는 부실 종목이 아니라 거래량이 적은 ETF다”라며 “특히 올해 ETF 리브랜딩을 앞두고 ETF 수를 줄여 운용인력별 역량 집중을 꾀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