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기숙사 건립 공청회 파행…원룸 소유주·상인 반발

연합뉴스 2024-10-08 12:00:20

"1천794명 기숙사에 영세상인 피해" vs "학생 복지에 꼭 필요"

공청회장에서 기숙사 건립 반대 피켓 등 주변 상인들

(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인하대학교가 학생 기숙사 건립 방안을 설명하려고 공청회를 열었으나 주변 원룸 소유주와 상인들의 반발로 파행을 빚었다.

8일 인하대에 따르면 대학 측은 이날 오전 미추홀구 캠퍼스 소강당에서 지상 15층, 입소 인원 1천794명 규모의 '행복기숙사' 건립 사업 공청회를 열었다.

인하대는 2027년 3월 개관을 목표로 기숙사 건립 사업을 추진하면서 교직원·학생·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려고 공청회 자리를 마련했다.

그러나 주변 원룸 건물 소유주와 상인 등 150여명(경찰 추산)은 '영세상인 죽이는 기숙사 건립을 즉각 중단하라', '불법 용적률 변경 신축기숙사 건립 반대' 등 손팻말을 들고 공청회장에 들어와 기숙사 건립 계획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또 단체로 10여분 만에 퇴장하면서 "형식적이고 요식행위인 공청회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외쳤고 조명우 인하대 총장실 앞에서 면담을 요구하기도 했다.

인하대 주변 원룸 소유주와 상인들은 "기숙사가 추가로 들어서면 주변 원룸 건물의 공실률이 급격하게 높아질 것"이라며 "상권도 침체하면서 주민들은 생존권을 위협받게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하대는 일단 이들의 집단 퇴장 이후 학생을 비롯한 내부 구성원을 대상으로 공청회를 진행했으며, 앞으로 계속해 주변 주민·상인들과 소통하기로 했다.

인하대는 학생 수요 대비 기존 기숙사 규모가 턱없이 작아 기숙사 확충을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하대에서 현재 운영 중인 기숙사 생활관 3곳은 전체 재학생 1만9천131명 중 12.6%인 2천406명만 수용할 수 있다.

인하대의 기숙사 수용률은 전국 평균인 23.5%와 인천지역 대학 평균인 19.3%에 모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인하대 관계자는 "앞으로 여러 통로로 주민들과 계속해 소통할 계획"이라며 "학생 복지 향상을 위해 기숙사 건립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h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