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국립대, 우리나라 최초 국어사전 '朝鮮語辭典' 기증받아

데일리한국 2024-10-08 09:47:04
저자 청람 문세영 선생 초상. 사진=경상국립대 제공 저자 청람 문세영 선생 초상. 사진=경상국립대 제공

[진주(경남)=데일리한국 문병우 기자] 경상국립대학교 박물관은 하동군 옥종면의 고(故) 정찬화 선생이 소장해 온 우리나라 최초의 국어사전인 '朝鮮語辭典'(조선어사전)을 최근 기증받았다고 8일 밝혔다. 이 사전은 1938년 청람 문세영 선생(1895~1952)이 편찬해 발간한 것으로, 일제강점기 당시 우리말 보존의 중요한 기록물로 평가받고 있다.

'朝鮮語辭典'은 조선어학회가 1933년 제정한 ‘한글 맞춤법 통일안’을 따르는 최초의 국어사전으로, 방대한 어휘를 담고 있으며, 당시 표준어 보급에 크게 기여했다. 사전은 지은이 말씀, 일러두기, 그리고 ㄱ~ㅎ 순으로 배열된 2689쪽에 걸쳐 다양한 어휘를 수록하고 있으며, 표준말 외에도 방언, 옛말, 이두, 학술어, 속담, 관용구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 사전의 또 다른 중요한 특징은 ‘독도’에 관한 언급이다. ‘독’이 ‘돌’의 사투리임을 명시하고, ‘석(石)’이라는 한자어도 병기함으로써 대한제국 칙령에 나오는 ‘석도’가 독도임을 증명하는 자료로서 의미를 더한다.

이번에 기증된 '朝鮮語辭典'은 1938년 발간된 재판본 2000권 중 한 권으로 추정되며, 기증자 정연웅 씨는 “조부에게서 물려받아 선친이 소장해 온 이 소중한 자료가 우리 지역 박물관에서 잘 보존되고 활용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경상국립대학교박물관 정재훈 관장은 “한글날을 앞두고 이런 귀중한 자료를 기증받게 돼 매우 뜻깊다”라며 “기증자의 뜻을 기려 오는 11월에 열리는 ‘박물관 개관 40주년 기념전시’에서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朝鮮語辭典'은 해방 이전 유일한 국어사전으로, 1957년 한글학회의 《큰사전》이 완간되기 전까지 대표적인 사전으로 기능했으며, 현재는 국립국어원의 ‘근현대 국어사전 서비스’에도 활용되고 있다.

이번 기증은 지역사회와 학문적 가치를 동시에 잇는 뜻깊은 사례로, 경상국립대학교박물관이 향후 사전 연구와 보존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