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장관 "질 담보시 의대교육 단축 반대 안해…내년 증원 불변"(종합3보)

연합뉴스 2024-10-08 01:00:30

자생한방병원 특혜 논란에는 "필요하다면 감사 검토"

음주운전 위험성 관련해 "경고문구 표기 협의 중"

답변하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계승현 오진송 권지현 기자 =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7일 여야의정 협의체 의제에 제한이 없다면서도 의사단체들이 주장하는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백지화는 있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교육부의 의대 교육과정 단축 방안 검토를 두고는 "사전 논의는 없었다"면서도 "교육의 질이 떨어질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질의응답 과정에서 이렇게 답했다.

조 장관은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이 여야의정 협의체 관련 정부와 여당의 입장이 같다는 한덕수 총리 발언의 취지에 관해 묻자 "논의 과제, 주제에는 제한이 없고 만약에 그것(2025학년도 정원)이 협의체에서 의제가 된다면 정부 입장을 소상히 설명해 드리겠다는 취지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이 "정부는 2025학년도 정원에 대해서는 (입장이) 불변인 건가"라고 다시 물었을 때는 작은 목소리로 "네"라고 답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조 장관은 또 의대 교육과정을 6년에서 5년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교육부의 입장에 대해서는 교육의 질만 담보된다면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는 견해를 보였다.

그는 "(교육부와) 사전에 구체적으로 협의는 못 했지만, (의대 교육과정 단축엔) 학사 일정에서의 어려움이나 의료 인력 공급 공백을 방지하기 위한 교육부의 고민이 담겼다고 이해한다"고 말했다.

교육과정을 1년 단축해도 괜찮겠느냐는 질문에는 "제일 중요한 것은 의료 교육의 질을 담보하는 것"이라며 "만일 질을 담보하는데 시간 단축도 가능하다고 하면 반대하지 않는 입장"이라고 했다.

조 장관은 적정 의료인력 규모를 과학적으로 추계하기 위한 전문가 기구인 '인력수급추계위원회'에 의사들의 참여 필요성을 강조했다.

의사들이 끝까지 위원회에 참여하지 않으면 어떡하겠냐는 질문에 "우선은 간호인력 추계부터 하고, (의사들은) 계속해서 설득하겠다"고 했다.

그는 또 "최대한 의사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여러 기초 작업부터 추진해서 나중에 (의사들이) 복귀했을 때 바로 결정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추계위원회에서 나온 결과를 법정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에서 뒤집을 수 있다는 우려를 두고는 "잘 협의해서 나온 결과를 보정심에서 엎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답변하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조 장관은 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된 자생한방병원 특혜 논란에 대해서는 필요시 감사를 검토하기로 했다.

이날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하르파고피툼근(천수근)의 첩약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 선정을 두고 특혜 의혹을 제기했는데, 시범사업 대상 질환에 요추추간판탈출증이 들어가고 그 치료재인 하르파고피툼근이 시범사업 한약재로 포함되는 과정에서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자생의료재단 신준식 명예이사장이 연루됐다는 의혹이다.

같은 당 서영석 의원도 하르파고피툼근이 거의 독점적인 약재라는 점을 들며 감사 필요성을 제기하자 조 장관은 "이유와 근거를 알아보고 필요하면 감사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음주운전 등 음주에 따른 폐해를 막기 위한 방안으로는 경고 문구 표기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주류 판매용 용기에 음주운전 위험성 경고 표기를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때"라는 지적에 "어느 법에 (관련 내용을) 넣을지 협의하겠다"며 "음주 (사고) 예방 목적을 위해 경고 문구를 표기하는 등 방안을 관련 부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공공의료 확충을 위한 지역의사제 등을 두고는 "논의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면 검토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정부가 응급실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함에 따라 경증환자들이 갈 곳이 없어졌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경증환자가 쉽게 방문할 수 있는 인프라 추가 확대의 필요성에 동의한다"며 "시범사업 추진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조 장관은 장관직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자신의 책무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의료 현장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정무직 공무원으로서 스스로 거취를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책임진다는 자세로서 의료 공백이 최소화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사업에서 일률적으로 병상을 줄일 게 아니라 지역별 수요에 맞게 병상을 조정해달라는 주문에는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또 사법입원제 등 중증 정신질환자의 비자의적 입원 필요성을 묻는 말에는 "외국의 사례를 살펴보고 사법입원이 도입됐을 때의 인권 침해 우려도 보면서 도입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공중보건의사(공보의)와 군의관의 의료 현장 파견에 대해서는 정당성을 주장했다.

조 장관은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이 "가뜩이나 어려운 집의 곳간을 털어서 대감댁에 시주한 격"이라고 공보의 파견을 비판하자 "전공의 의견만 들을 게 아니라 병원장 의견도 들어달라"며 "도움이 되니까 파견한 것"이라고 말했다.

답변하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s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