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원내외 회동에 '본격 세력화' 해석…친윤은 견제 시선(종합2보)

연합뉴스 2024-10-07 21:00:29

韓, 김여사 이슈 등에 "시간 지나며 답 윤곽 만들어낼 수 있을 것"

韓, 자파 의원들에 "믿고 따라달라"…권성동 "분열 우려" 권영세 "부적절"

만찬 회동 마친 한동훈 대표

(서울=연합뉴스) 안채원 김치연 조다운 기자 =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친한(한동훈)계 의원들과 만찬을 한 데 이어 7일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오찬을 하며 원내외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한 대표가 이처럼 원내외 인사들과 이틀 연속 대규모로 회동한 것을 두고 당내 세력화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대표는 이날 여의도 한 식당에서 원외 위원장 90여명과 오찬을 했다.

이 자리에서 한 대표는 자신의 공약이기도 한 '지구당 부활'을 추진해달라는 요청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회담 때도 그 이야기를 했고, 그쪽도 하겠다고 한다"며 "이건 해야 하고, 할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는 국회도서관에서 진행된 원외 당협위원장 연수에도 참석, 위원장들로부터 비공개로 질문을 받고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 대표는 행사 마무리 발언에서 "의료 문제에 대한 여러 걱정, 김 여사(김건희 여사) 이슈에 관한 민심, 지역당이 어떤 모습으로 정상화돼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답이 없는 문제도 있지만, 답이 어디 있을 것"이라며 "시간이 지나면서 저희가 답 윤곽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고, 좀 더 명분을 가지고 자신 있게 실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공개 토론 자리에서 일부 참석자들은 "전대에서 63% 지지를 받은 대표인 만큼 당정 관계 등에서 당당하게 임해달라", "김 여사 리스크를 털고 가야 한다"고 한 대표에게 요청했다고 한다.

한 대표는 참석자들에게 "내가 더 적극적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

한 대표는 전날 친한계 의원 20여명과 만찬 자리에선 "내가 열심히 앞장서서 하겠다"며 "물러나지 않겠다. 믿고 따라달라"고 당부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한 대표의 이 같은 언급은 원외 대표이자 비주류로서 리더십의 한계를 지적하는 당내 경쟁 세력의 견제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당 대표로서 확고한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본격적인 당내 세력 구축에 나서겠다는 의중을 동시에 드러낸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만찬에 참석한 한 의원은 "다음에는 각자 한두 명씩 더 데리고 와서 50명으로 만들자"고 제안했고, 한 대표는 "자주 만나서 소통하겠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일부 참석자는 "용비어천가를 하지 않겠다"며 한 대표에게 쓴소리를 아끼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고, 한 대표는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한계 박정훈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당내 친윤(친윤석열)계 의원을 20∼30명, 중립지대 의원을 40명 이상으로 꼽으며 "(중립지대에 있는) 그분들의 생각이 앞으로 점점 한 대표의 생각과 싱크로(동기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친윤계는 한 대표 취임 이후 당정 갈등이 늘 잠복해 있는 데다 최근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에서 여당 이탈표가 4표 나왔다는 점에서 이 같은 친한계의 움직임을 우려 섞인 시선으로 보고 있다.

권성동 의원은 채널A 유튜브 '정치시그널'에서 "이렇게 공개적, 노골적으로 식사 모임을 한다고 광고하며 모임을 가진 것을 본 적은 없다"며 "자칫 친한계끼리 만찬을 했다는 이런 것이 당에 분열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권영세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대동단결을 해도 부족한 지금 이런 계파 모임을 하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yum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