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中, 라이칭더 국경절 연설 구실 또 포위훈련 가능성"(종합)

연합뉴스 2024-10-07 19:00:35

라이 총통 "75살 중국은 113살 대만의 조국 아냐"…'양국론' 이어 '조국론' 거론

(서울·타이베이=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김철문 통신원 = 중국이 라이칭더(賴淸德) 총통의 대만 건국기념일(쌍십절) 연설을 구실로 이번 주 또다시 대규모 군사 훈련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가 대만 내부에서 나왔다고 로이터 통신이 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만 고위 안보 관료는 이날 "라이 총통이 건국일에 무슨 말을 하든 중국이 기존 (대만 포위) 훈련에 이름을 붙여 '연합 리젠(利劍·날카로운 칼)-2024B 연습'이라 부를 수 있다는 것이 우리 평가"라고 말했다.

앞서 중국은 라이 총통 취임 사흘 만인 지난 5월 23일 대만을 사실상 포위하는 군사 훈련에 들어갔다.

이틀간 진행된 당시 훈련에는 '연합 리젠-2024A 연습'이라는 명칭이 붙어 중국이 '2024B' 등 후속 훈련도 계획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중국이 '분리주의자'라고 비난하는 라이 총통은 오는 10일 총통부 앞에서 열리는 건국 113주년 기념식에서 경축사를 할 예정이다.

친미·독립 성향 라이 총통은 지난 5월 취임 후 거듭된 '양국론' 발언으로 중국을 자극해왔다.

또 최근에는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은 중화민국(대만)의 조국이 아니다"라고 주장해 야당 반발을 샀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

연합보와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라이 총통은 지난 5일 타이베이 아레나에서 열린 건국기념일 관련 행사에서 "중화민국은 113살이지만, 중화인민공화국은 75살에 불과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만 건국기념일은 올해 113주년이고, 중국은 건국 75주년을 기념했다.

그는 만약 누군가가 중화인민공화국의 생일을 축하하고 싶다면 정확한 어휘를 사용해야 한다면서 '조국'이라는 두 글자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라이 총통의 이번 언급은 그의 양국론 발언으로 인해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는 평가 속에 나왔다.

그는 지난 5월 20일 취임식 연설에서 "중화민국 헌법에 따라 중화민국 주권은 국민 전체에 속하고, 중화민국 국적자는 중화민국 국민이며, 여기에서 알 수 있듯 중화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은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8월 군 장성 진급식 등에서도 양국론을 거듭 강조해왔다.

양국론은 리덩후이 전 총통이 임기 말년인 1999년 도이치벨레 인터뷰에서 처음 거론한 중국과 대만이 각각 별개 나라라는 이론으로, 양안 관계에 파문을 불러일으켜 왔다.

라이 총통의 '조국론' 발언이 알려지자 친중 성향의 제1야당 국민당은 해당 발언이 정치적 대립과 양안 분쟁을 통해 전쟁을 일으키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리옌수 국민당 입법위원(국회의원)은 라이 총통이 이데올로기 대결에 모든 힘을 쏟는 것은 "국가의 불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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