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순방 맞춰 '세확장' 나선 한동훈…친한계 첫 만찬 이어 원외 오찬

데일리한국 2024-10-07 18:02:04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길 환송을 건너뛰고 찾은 곳은 원내외 인사들과 대규모 오·만찬 자리였다. 김건희 여사 의혹을 둘러싼 윤·한 갈등의 여진이 지속되는 시점에서 한 대표의 이례적인 행보를 둘러싼 각종 정치적 해석도 뒤따르고 있다.

한 대표는 친한(친한동훈)계 만찬 회동 하루 만인 7일 여의도 한 식당에서 원외 당협위원장 90여 명과 오찬을 하며 원내외 접촉면을 늘렸다. 오찬은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원외위원장 연수 일정 중 하나였다. 이를 두고 최근 당정 지지율 경색 국면에서 원외 대표 한계론을 의식한 한 대표가 보다 공고한 리더십 구축을 위한 세 결집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 대표는 전날엔 종로구 한 중식당에서 장동혁·진종오·김종혁 최고위원과 박정하 비서실장, 한지아 수석대변인을 포함해 7·23 전당대회 당시 한 대표를 지원한 원조 '친한계' 의원과 만찬 회동을 했다. 6선 조경태 의원과 소장파 초선 김재섭·김상욱·김건 의원도 깜짝 합류했다. 이밖에 송석준 김형동 배현진 서범수 김소희 박정훈 주진우 정성국 의원과 원외 김종혁 최고위원이 참여해 만찬에는 20여명이 넘었다.

초재선과 원외 중심의 대규모 만찬이 이뤄진 것만으로도 이례적이다. 특히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에서 여권 내 4명의 이탈표가 나온 지 이틀 만에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하는 시선이 많다. 김건희 여사 문제 등 해법 마련에 있어서 본격 주도권을 잡겠다는 한 대표의 의지로 연결되지 않겠냐는 것이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의 순방 시작과 동시에 본격 세력화에 나섰다는 것도 이같은 시각을 뒷받침한다. 대통령실과 갈등의 주축이 되고 있는 친한계는 윤 대통령의 특검 재의요구권(거부권)을 무력화할 수 있는 세력으로 여겨진다.

만찬에서는 ‘김건희 리스크’를 둘러싼 우려와 위기의식이 공유됐다고 한다. 국정감사와 특검법을 통해 김건희 여사 의혹 추궁을 벼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응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친윤계 여권 인사는 이날 통화에서 "친한계가 모였다는 자체만으로 세력화라는 정치적인 해석이 가해질 수밖에 없는 만찬 자리에서 굳이 말을 얹어 갈등을 조장할 필요가 있느냐"라며 "김 여사를 향한 야권발(發) 특검과 압박 국감이 몰아칠 '10월이 고비'라는 위기의식은 계파를 불문하고 모두가 공유하고 있다. 분열을 조장하는 듯한 언행은 자제해야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세력 규합 해석에 대해 "(친한계 만찬은) 휴일에 저녁 한번 먹은 것이고 오늘은 오래전부터 예정됐던 일정"이라며 "거기 대해서 의미부여하거나 그 안에서 있던 얘기를 하나하나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