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유령 선단' 400척 동원해 중국에 원유 밀수출"

연합뉴스 2024-10-07 17:00:40

미국제재 뚫는 '젖줄'…중국에서 매달 2조7천억원 이익

이란의 석유 생산 시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이란이 유조선을 이용한 해상 거래를 통해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해 중국에 원유를 대량으로 밀수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6일(현지시간) 이란과 중국의 원유 거래에는 '유령 선단'으로 400척의 유조선이 동원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원유가 주요 수출품인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중 세 번째로 큰 산유국이다.

다만 지난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파기하고 이란 원유 수출에 제재를 가하면서 타격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이란은 중국과의 원유거래를 통해 위기에서 벗어난 분위기다.

이란은 원유 수출량의 90%를 중국으로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달 이익만 20억 달러(약 2조6천988억 원)에 달할 정도로 큰 규모다.

제재 탓에 정상적인 방식의 수출이 불가능한 이란은 400척에 달하는 유조선을 동원해 은밀한 방법으로 중국에 원유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이란은 자동 선박추적 장치를 끄거나 화물 서류를 위조하고, 선박에 다른 나라의 국기를 게양하는 등의 방식으로 국제사회의 눈을 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유조선에 원유를 실은 뒤 해상에서 중국 유조선과 접촉해 원유를 전달하는 방식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 원유 거래 과정에서 원유 해상 유출 사고도 적지 않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조선 추적사이트인 탱커트래커 설립자 사미르 마다니는 "밀수출 과정에서 벌어지는 원유 유출 사고는 대부분 신고도 되지 않기 때문에 해양 생태계와 사람들의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