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도체 산업서 입김 세지는 대만 시장조사업체

데일리한국 2024-10-07 16:51:52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이 업체는 대만의 반도체 생태계를 무기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같은 우리나라 기업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트렌드포스는 오는 22일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강남에서 '트렌드포스 로드쇼 코리아'를 진행한다. 'AI 시대, 혁신과 기회'를 주제로 트렌드포스 연구원이 나와 발표한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포함한 메모리반도체 시장 트렌드, 인공지능(AI) 서버 시장에서 생성형 AI의 영향 등에 대해 오전까지 발표한다. 오후에는 디스플레이 산업 동향에 대해 짧게 다룬다.

트렌드포스가 한국을 찾아 컨퍼런스를 진행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 업체는 비슷한 사업을 하는 옴디아, 테크인사이츠, IDC와 같은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와 달리 한국에 지사가 없으나 이번에 행사를 진행한다.

200명 이상의 연구원이 대만 타이베이, 중국 선전·베이징 등에 사무실을 두고 활동하면서 컨퍼런스도 이 지역에서 개최해왔다. 지난해는 예외적으로 일본에서 '트렌드포스 로드쇼 재팬'을 진행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사진=삼성전자 제공

AI 반도체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한국에서 이번 행사가 열리는 데 의미를 둘 수 있지만 실제로는 이 업체의 글로벌 영향력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 HBM과 같은 AI 반도체 소식을 적극적으로 전하기 시작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같은 한국 기업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평가다. 산하에는 D램익스체인지라는 D램 가격 조사업체를 둬, 전 세계에서 여기서 나온 가격 동향을 참고한다.

특히 대만 기업에 유리한 소식을 전달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서 대만 중심의 관점을 형성하는 데 일조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홍콩의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62%로 1위, 삼성전자는 13%로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트렌드포스 기준으로 TSMC의 점유율은 62.3%, 삼성전자는 11.5%였다.

업계 관계자는 “대만이 강력한 반도체 생태계를 무기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가 AI 반도체에 이목을 집중하는 상황에서 실제로 TSMC의 영향력은 커졌다. 엔비디아, AMD, 퀄컴 등 글로벌 테크업체가 TSMC의 선단 공정을 이용해 AI 관련 반도체를 생산한다.

대만은 반도체 산업의 블랙홀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세미콘 타이완' 등 여러 행사에 참석, 대만 기업과 접점을 늘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TSMC의 기술을 이용해 고성능·고효율 HBM을 생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