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거래량 줄고 가격 상승세도 ‘주춤’…“대출 규제 여파”

스포츠한국 2024-10-07 15:17:26
서울 강남 아파트 전경 ⓒ스포츠한국DB 서울 강남 아파트 전경 ⓒ스포츠한국DB

[스포츠한국 홍여정 기자]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가 감소하면서 상승거래 비중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와 최근까지 이어진 가격 상승 피로감에 따른 하향세로 풀이된다.

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총 1941건이다. 9월 계약분은 신고 기한이 이달 말까지로 아직 20여일 정도 남아있지만 최종 집계량은 전달(6114건) 대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7월(8884건)으로 올해 들어 최고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직방 관계자는 “9월은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적용돼 대출 규제가 강화된 가운데, 금융권의 가계대출 관리 등의 기조 일환으로 대출제한이 진행되면서 매매시장의 혼조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달라진 대출조건이나 한도, 단기간에 오른 가격 등의 피로감이 쌓이면서 증가하던 거래량은 크게 줄었다. 계약 후 30일이 이내라는 실거래가 신고기간을 감안해도 9월 거래량이 전달 거래량을 뛰어넘기 힘들 전망이다”라고 설명했다.

대출 규제에 집값 상승세도 주춤하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다섯째 주(9월30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는 전주 대비 0.10% 오르며 28주 연속 상승했다. 다만 상승폭은 전주(0.12%) 대비 0.02%포인트(p) 줄었다.

서울 아파트값은 8월 둘째주에 0.32% 오르며 5년 11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으나 상승폭은 9월 이후 내림세다. 지난달 둘째주에 0.23%를 기록한 뒤 △셋째주 0.16% △넷째주 0.12% △다섯째주 0.10%로 3주 연속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주요 단지의 매도 희망 가격이 하방 경직성을 나타내고 있으나 대출 규제와 단기 급등 피로감 누적으로 매수 심리가 위축돼 있다"고 설명했다.

10월 들어서도 비슷한 흐름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10월 첫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1% 오르며 전주(0.02%) 대비 상승폭이 줄었다. 지난달 6일(0.03%) 이후 2~3주 연속 상승세가 둔화했다. 9월 본격화된 스트레스DSR 2단계 등의 대출규제 영향으로 가계대출 증가폭이 숙소되며 아파트값 상승폭이 둔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가격 상승폭이 주춤하면서 상승거래 비중도 줄었다. 이날 직방이 국토교통부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중 상승거래 비중은 48.5%로 집계됐다. 지난 6월(50.3%)에 이어 7월(52.1%), 8월(52.5%)까지 3개월 연속 50%를 넘었지만 9월 거래량이 감소하며 상승거래 비중도 4개월 만에 절반 이하로 줄었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중구·송파구·양천구·강서구 등을 제외한 21곳의 상승거래 비중이 감소했다. 특히 서초구(8월 59.6%→9월 22.2%)와 종로구(8월 54.2%→9월 22.2%)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반면 중구와 송파구는 9월 상승거래 비중이 60% 이상을 차지했다. 중구는 신당동이나 황학동의 중소형 면적대가 9월 상승한 가격에 거래됐으며, 송파구는 대단지 아파트의 선호와 재건축 개발단지 등의 거래가 이어지며 비중이 커졌다. 양천구도 목동신시가지 재건축 진행이 가속화되며 9월 거래가격이 오르면서 상승거래 비중이 58.1%로 높아졌다.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은 계속될 전망이다. 직방 관계자는 “대출규제로 관망과 단기급등에 대한 가격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거래량과 가격 상승폭은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다만 거래량이 줄더라도 선호지역이나 개발호재 등에 따라서는 국지적인 매수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