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텀온 개운찮은 51억 CB 자금조달...현금 아닌 부동산 취득 중도금으로 상계

데일리한국 2024-10-07 13:56:04
(사진=퀀텀온) (사진=퀀텀온)

[데일리한국 김병탁 기자] 개운찮은 자금조달이다. 퀀텀온이 전환사채(CB) 발행으로 자금 조달에는 성공했지만 현금이 아닌 부동산 취득 중도금으로 상계했다.  이에따라 향후 신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투자금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와는 별도로 퀀텀온이 이달 계획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80억원의 자금조달에도 성공한다면 양자배터리 사업 진출에 필요한 어느 정도의 운영비 및 시설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증 건의 경우 투자자의 사정으로 여러 차례 투자가 유예된 만큼, 해당 기간에 자금 조달이 가능할지는 아직까지 단정할 수 없다.

7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퀀텀온은 지난 4일 더오션과 마린을 대상으로 11회차CB를 발행해 51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다만 이 돈을 부동산 취득 중도금으로 상계했다고 공시했다. 즉 퀀텀온에 현금이 들어온 것이 아니라 부동산 취득과 관련된 중도금으로 곧바로 빠져 나갔다는 의미다. 어느 회사와 부동산 취득 계약을 맺었는지는 공시자료에 니와있지 않다. 

또한 당초 계획된 자금 조달 금액과도 큰 차이를 보였다. 퀀텀온은 지난 3월 100억원 규모의 11회차CB를 발행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하지만 투자자의 사정으로 계획보다 투자금이 49% 줄었다.

또한 13차례에 걸친 CB발행 계획 변경으로 납입일정이 4월 5일에서 10월 4일로 미뤄졌다. 투자자 역시 여러 차례 바뀌었고 최종적으로 더오션과 마린이 투자했다.

퀀텀온은 무엇보다 현재 추진 중인 양자배터리 관련 사업을 위해서는 운영자금 확보가 시급하다. 하지만 6월말 연결 기준 퀀텀온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억4000여만원에 불과하다.

여기에 본업의 사업부진으로 자체적인 현금 확보도 어렵다. 연결 기준 퀀텀온은 지난 2019년 41억원의 영업손실을 시작으로 2020년 54억원, 2021년 93억원, 2022년 71억원, 2023년 57억원의 적자를 겪었다. 올해 상반기 누적 기준 170억원의 영업적자로, 6년째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신사업 추진과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

현재 퀀텀온은 이달 10일과 14일에 제3자 배정 유증을 통해 각각 60억원과 2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할 계획이다. 하지만 해당 투자 건의 경우 투자자의 사정으로 인해 이미 여러차례 계획이 변경된 바 있다.

예컨대 이달 10일 예정된 60억원 규모의 제3자 유증의 경우, 지난 5월 처음 공시한 이후 9차례나 계획이 변경됐다. 이로 인해 납입시점은 5월21일에서 이달로 미뤄졌다. 14일 예정인 유증 계획도 이미 4차례나 변경됐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상장사들이 현재 자금조달의 어려움으로 당초 계획과 달리 CB와 유증 계획을 미루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자금조달 계획 변경이 빈번한 기업의 경우 향후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투자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닥시장 공시규정에 따르면 유상증자 등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계획이 △6개월 이상 지연되는 경우 △조달 자금이 20% 이상 변경되는 경우 △조달 계획이 철회되는 경우에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될 수 있다”며 “또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돼 1년간 누적 벌점이 8점이 넘어서면 1일간 거래가 정지되며, 누적 벌점이 15점에 달하면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오르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퀀텀온의 주가는 신사업 추진의 기대로 크게 오른 상황이다. 지난 8월 482원까지 내려갔던 주가는 지난달 들어 크게 상승해 1400원대까지 상승했다. 현재 주가도 1300원대로 두달 전 대비 2.5배 이상 상승된 금액으로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