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가성비로 1020세대 '뷰티시장' 공략…새로운 핵심 채널 될까?

데일리한국 2024-10-07 08:00:00
사진= 세븐일레븐 제공 사진= 세븐일레븐 제공

[데일리한국 김보라 기자] 편의점이 새로운 화장품 유통채널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이 오프라인 유통 시장의 선두 자리를 굳힌 가운데, 저가 화장품 전략으로 경쟁력을 키운 생활용품 전문점 다이소가 새롭게 뷰티 성지로 떠오르며 경쟁 구도를 격화시키고 있다. 여기에 가성비 전략이 성공을 거두는 것을 지켜 본 편의점 업계도 경쟁에 뛰어들면서 뷰티 시장 판도가 또 한 번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27일 쇼핑몰 던던 동대문에 패션·뷰티 특화점포 동대문던던점을 오픈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상권의 특징을 살려 편의점에서 비주류 카테고리에 속하는 패션과 뷰티 영역을 전면에 내세웠다.

던던점은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 여행 시 필수로 구매하는 뷰티브랜드와 제품들을 전면에 구성했다. 마녀공장, 메디힐, 셀퓨전씨 등의 여행용 및 기초 화장품 30여종을 선보인다.

세븐일레븐은 이번 동대문던던점을 시작으로 패션·뷰티 특화 점포 운영 확장에 나선다. 특화 점포에서 집계된 외국인 관광객 구매 데이터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요를 선제적으로 예측해 글로벌 세븐일레븐 수출 전략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CU와 GS25, 이마트24는 1만원 미만의 가성비를 높인 화장품들을 입점시키며 충성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CU는 최근 화장품 브랜드 엔젤루카와 협업해 물광팩과 세럼, 보습크림 등 3종의 기초케어 제품을 3000원대에 선보였다. 각 상품은 본품과 동일한 성분으로 용량을 본품 대비 3/1 이상 줄이면서 가격을 낮췄다.

GS25는 듀이트리, 메디힐 등 스킨케어 브랜드와 협업해 가성비와 소용량을 강조한 화장품을 개발했다. 제품들은 모두 1만원이 넘지 않고 앞으로 2030 남성 고객을 위한 올인원 스킨케어 제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마트24도 브랜드 '플루'와 손잡고 에센스, 바디스크럽, 클렌징폼 등을 선보인다. 편의점 전용으로 소용량으로 제작했으며 가격 또한 7000원대로 낮췄다.

편의점 업계가 뷰티 시장에 힘을 싣는 이유는 주소비층인 1020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의 화장품 구매 수요에 기인한다. 실제 지난달 CU의 화장품 연령별 매출 비중을 보면 10대가 42.3%, 20대가 32.3%로 잘파세대 비중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편의점은 잘파세대가 즐겨 찾는 유통채널로, 균일가로 제품을 판매하는 다이소와 주요 고객층이 겹친다. 다이소 화장품은 1020세대에게 인기를 끌며 올해 1~8월 화장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5% 증가했다.

업계는 앞으로 편의점이 10~20대의 주요 화장품 구매 채널 중 하나로 자리잡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올리브영을 당장 따라잡기는 어려울 수 있으나, 편의점 특유의 뛰어난 접근성과 24시간 운영되는 업종 특성을 무기삼아 1020세대의 새로운 화장품 구매처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