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문학상은 누가…호주 머네인, 중국 찬쉐 등 주목

연합뉴스 2024-10-07 00:00:54

英 배팅사이트 나이서오즈 예상 1위 머네인…국내엔 거의 안 알려진 작가

2위 '중국의 카프카' 찬쉐…저메이카 킨케이드, 앤 카슨 등 거론

호주 소설가 제럴드 머네인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오는 10일 저녁(한국시간)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어떤 작가가 세계 최고 권위 문학상의 영예를 안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6일 영국의 유명한 온라인 베팅사이트 나이서오즈(Nicer Odds)의 배당률 집계에 따르면 노벨문학상 가능성이 가장 큰 작가는 호주 소설가 제럴드 머네인이 꼽혔다.

머네인은 현재 나이서오즈의 2024년 노벨문학상 예상에서 배당률 4.5배로 가장 유력한 후보 작가로 관측됐다.

이어 중국 작가 찬쉐(5배), 카리브해 영연방 국가 출신 자메이카 킨케이드(8배), 캐나다 시인 앤 카슨(10배) 등이 수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됐다. 배당률이 낮을수록 수상을 점치는 이들이 많다는 뜻이다.

나이서오즈는 올해 총 26명의 작가의 배당 순위를 공개했는데, 단골 노벨상 후보로 거론돼온 토머스 핀천과 응구기 와 티옹오(각 12배), 무라카미 하루키, 미셸 우엘베크, 살만 루슈디(각 15배), 조이스 캐롤 오츠(30배), 마거릿 애트우드(35배), 스티븐 킹(50배) 등이 포함됐다. 한국의 시인 고은도 10배로 앤 카슨과 동률을 이뤄 상위권에 랭크됐다.

노벨문학상을 주관하는 스웨덴 한림원은 후보 명단을 비밀에 부치는 데다 수상자 발표까지 평가 과정도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하며 보안을 유지한다.

지난해 노벨문학상 받은 욘 포세

해마다 노벨문학상 후보를 놓고 매년 9월 말에서 10월 초가 되면 예측이 분분한데, 언론·출판계는 사설 도박이 합법인 영국 주요 베팅사이트의 배당률 순위를 발표 전 주요 참고 자료로 활용한다. 지난해에는 나이서오즈의 배당순위 2위에 랭크됐던 노르웨이 작가 욘 포세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올해 예상 순위 1위인 제럴드 머네인(85)은 국내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작가다. 아직 한국어로 번역 출간된 작품이 없기 때문이다.

평생 호주를 떠나본 적이 없는 그는 자신이 살아온 빅토리아주를 소재로 소설을 써왔다. 1974년 발표한 첫 장편 '타마리스크 로'(Tamarisk Row)를 시작으로 '평원', '백만 개의 창', '내륙', '경계 지역' 등을 펴냈다.

머네인이 궁극적으로 집중하는 주제는 모든 이미지와 느낌이 형성되고 연결되는 곳인 마음이다. 한정된 지역적 경험을 기반으로 보편적인 주제들을 형상화한다는 점에서 그는 지극히 미국적이고 지역적인 소재로 소설을 썼던 윌리엄 포크너나 스콧 피츠제럴드를 연상시킨다는 평가도 있다. 소설가로서 대중적인 인기보다는 소수의 열성적 추종자를 거느린 머네인은 그러나 뛰어난 문학성을 바탕으로 꾸준히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중국 소설가 찬쉐

올해 나이서오즈의 예상순위 2위는 중국 작가 찬쉐다. 중국 아방가르드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꼽히는 찬쉐는 노벨문학상 유력 후보로 자주 거론돼왔다.

'중국의 카프카'로 불리는 그는 평범한 인간들의 삶을 기이하고 몽환적으로 그려내는 동시에, 인간 존재의 비극과 본질적 추악함을 거침없이 드러내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널리 알려진 '오향거리'를 비롯해 '마지막 연인', '황니가' 등이 있다.

3위로 예상된 저메이카 킨케이드는 카리브해의 영연방 내 독립국인 앤티가바부다 출신 작가로, '루시', '애니 존' 등의 소설을 썼다. 주로 자신의 생애를 바탕으로 한 자전적인 작품을 쓰고 있는 그는 모녀 관계를 탐구하는 동시에 탈식민주의, 계급과 인종, 섹슈얼리티, 디아스포라 등의 정체성을 두루 다루고 있다.

배당률 10배로 상위권에 랭크된 앤 카슨은 저명한 캐나다 시인이자 고전학자다. 위대한 서양 고전을 소재로 삼아 포스트모던한 감성과 스타일의 심오하고 기발한 작품 세계를 구축한 현대시의 거장으로, 첫 시집인 '짧은 이야기들' 등 다수 작품이 국내에 번역돼 있다.

미국 스릴러 소설의 거장 스티븐 킹

나이서오즈의 예상 후보군 중에서 대중적인 인기가 가장 높은 작가는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15배)와 미국의 스티븐 킹(50배)이 꼽힌다. 특히 호러와 스릴러, 미스터리물의 거장으로 꼽히는 스티븐 킹은 예상 순위에 오른 작가 중 거의 유일하게 소위 '순문학'이 아닌 장르 소설 작가다.

2012년 이후 거의 예외 없이 매년 남녀가 번갈아 수상자로 선정된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노벨문학상이 여성 작가에게 돌아갈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2022년에는 프랑스 여성 작가 아니 에르노가, 지난해에는 노르웨이 남성 작가 욘 포세가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yongl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