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섭 석유공사 사장 “에너지 수출국 목표…꾸준한 개발과 인내 필요”

데일리한국 2024-10-06 08:55:00
국민의힘 이상휘 의원과 박성민 의원이 지난 2일 국회에서 동해 심해 탐사시추에 관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앞줄 왼쪽 두번째가 김동섭 사장. 사진=이상휘 의원 페이스북 캡처 국민의힘 이상휘 의원과 박성민 의원이 지난 2일 국회에서 동해 심해 탐사시추에 관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앞줄 왼쪽 두번째가 김동섭 사장. 사진=이상휘 의원 페이스북 캡처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이 한국의 자원개발 벤치마킹 사례로 이스라엘을 들었다. 이스라엘은 수십년간 탐사를 진행하며 영역을 심해로 확장해 결국 천연가스 수출국이 됐다고 소개했다.

국민의힘 이상휘(포항남구·울릉군) 의원과 박성민 의원(울산 중구)이 2일 국회에서 개최한 ‘동해 심해 유전 탐사시추, 한국 에너지 안보의 열쇠를 쥐다’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은 이스라엘의 자원개발 사례를 ‘교훈’이라고 소개했다.

김 사장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1940~1990년대 육상 위주로 470여개 시추공을 뚫었다. 소규모로 석유와 천연가스를 발견했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1990년대 후반부터 자원 탐사 영역을 바다로 확대했다.

이러한 노력 끝에 1998~2001년 이스라엘 최초 해상광구인 Mari & Noa 필드를 발견했다. 수심 243m에 위치한 Mari & Noa 필드엔 천연가스 매장량이 1조 7000억㎥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1999년부터 심해탐사도 시작했다. Mari & Noa는 미국의 Noble과 스웨덴의 Tethys가 합작법인으로 개발했지만, 심해탐사에는 이스라엘 기업도 합류했다. 이에 2009년 Tamar 가스전을, 2010년 레비아탄(Laviathan) 가스전을 발견했다.

김 사장은 “이스라엘은 수십년간 탐사하면서도 성공하지 못했지만 꾸준히 탐사 영역을 심해로까지 확장해 가스자원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며 “과거 석유가스를 수입에 의존했지만 현재는 어엿한 천연가스 수출국”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올 12월 동해 울릉분지에서 진행할 첫 심해 탐사에 국민들의 기대가 너무 크다는 점에 부담을 느껴 이날 강의에 이스라엘 사례를 든 것으로 풀이된다.

석유·가스전 개발은 성공하면 큰 수익을 안겨주지만 과정이 지난하다. 올 12월에 있는 동해 시추가 문헌 분석과 탄성파 분석에서 나타난 ‘유망구조’와 ‘저류층’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탐사시추이다. 유망구조와 저류층이 확인된다고 해도 실제 개발까지는 더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스라엘의 가스전개발. 그림=한국석유공사 제공  이스라엘의 가스전개발. 그림=한국석유공사 제공 

석유공사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자원개발에도 한창이다. 석유개발사업을 15개국 30곳에서 하루 14만 3000배럴을 생산하고 있다. 석유공사가 지분투자 등으로 확보하고 있는 사업지의 매장량도 9억 4000만 배럴에 달한다.

구체적인 실적을 살펴보면 △2000년 베트남 15-1 광구에서 원유를 발견했고 △2019년 영국 북해 ‘톨마운트’ 광구에서 천연가스를 추가로 발견했다. 2019년 UAE 할리바 유전에선 원유를 상업생산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석유공사는 19조 원에 달하는 부채를 줄여가고 있다. 영업이익은 2021년 이후 흑자를 기록하고, 당기순이익은 2022년부터 흑자를 지속 중이다.

영업이익의 경우 2021년 4474억 원, 2022년 1조 9899억 원, 2023년 8465억 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2022년 3130억 원, 2023년 1788억 원을 기록했다. 

석유공사는 석유개발사업 외에도 △석유비축사업 △유통구조 개선사업 △신재생에너지사업도 진행한다.

러-우 전쟁과 중동전쟁으로 에너지안보가 화두로 떠오른 현재 전국 9곳에 산재한 석유비축기지는 든든한 한국경제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비축시설 용량은 1억 4600만 배럴인데 이곳에 9700만 배럴의 비축유가 확보돼 있다. 한국경제의 위상을 볼 때 비축량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받고 있다.

석유공사는 석유유통구조 개선사업에서 나서 알뜰주유소 1285개소를 운영하며 석유가격 안정에도 기여하고 있다. 동시에 수소에너지사업, 탄소포집저장(CCS), 해상풍력 사업에도 나서고 있다.

동해 울릉분지 탐사 시추지역. 그림=한국석유공사 제공 동해 울릉분지 탐사 시추지역. 그림=한국석유공사 제공 이번에 새롭게 발견된 7개의 유망구조 위치도. 그림=한국석유공사 제공 이번에 새롭게 발견된 7개의 유망구조 위치도. 그림=한국석유공사 제공

특히 석유공사는 2022년부터 광개토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광개토 프로젝트는 △해양 주권 확보 △에너지 안보 강화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한국 영해 전역에서 진행하는 중장기 자원 탐사와 CCS 사업 계획이다.

김 사장은 “동해에서 광개토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제2의 동해-1 가스전을 발견하는 동시에 한국의 수소경제를 뒷받침할 CCS 저장소를 추가로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서해에선 CCS저장소 탐사와 석유탐사를 병행하고 매년 기초 탐사를 진행해 신규자료를 확보하며 산학연 공동기추 지질연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이 밝힌 광개토 프로젝트는 한국에서 자원개발 생태계가 복원돼야 성사가 가능하다. 마침 석유공사의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자원개발 생태계를 복원하고자 관련 예산 신청액을 늘렸다. 

김동섭 사장은 “길은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피터 드러커의 격언을 소개하며 이날 강연을 마쳤다.

광개토 프로젝트. 그림=한국석유공사 제공 광개토 프로젝트. 그림=한국석유공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