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올 시즌 내내 “LG는 타격의 팀”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LG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타선의 침묵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설상가상 7회말에는 준플레이오프 최초 3구 3아웃이라는 굴욕을 맛봤다. 남은 경기 승리를 위해서라도 LG에 타선 부활은 그 무엇보다 절실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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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5일 오후 2시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 포스트시즌 kt wiz와의 준플레이오프(5판 3선승제) 1차전에서 2-3으로 패했다.

아쉬운 패배였다. 선발투수 디트릭 엔스는 5.1이닝 3실점으로 1선발 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타선은 그동안 강했던 고영표를 상대로 단 한 점을 뽑는 데 그쳤다. 이후 kt wiz의 불펜을 넘지 못하고 석패를 당했다.

대기록의 희생양도 됐다. LG는 7회말 kt wiz 구원투수 손동현을 상대로 공 3개만에 3아웃을 당했다. 김현수는 중견수 뜬공, 박동원은 3루 땅볼, 박해민은 우익수 뜬공이었다. 이는 준플레이오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 외에도 LG 타선은 이날 전체적으로 타격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오스틴 딘과 신민재, 홍창기가 몇 차례 좋은 타구를 날린 것이 유일한 위안이었다. 

염경엽 감독. ⓒ연합뉴스

염경엽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들어가서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핵심 선수가 맞아야 한다. 경기 내용을 봤을 때 (문)보경이, (문)성주가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타격코치와 상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 트윈스는 올 시즌 정규시즌 팀 타율 3위(0.283)를 기록했다. 팀 OPS(장타율+출루율)는 0.780으로 4위였다. 지난해처럼 임팩트 있는 모습을 많이 만들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위력적인 타선이었다.

외국인 타자 오스틴은 LG 타자 최초 30홈런과 100타점을 동시에 달성했다. 문보경도 22홈런 101타점을 쓸어 담으며 4번타자로 완벽히 자리매김했다. 전반기 부진했던 박해민도 9월 타율 0.351로 회복세를 보였고 문성주까지 부상에서 복귀했다. 여기에 빠른발과 선구안으로 상대를 괴롭히는 홍창기와 신민재까지. 빈틈없는 타선임은 확실했다.

그러나 1주일의 휴식은 독이 됐다. 이강철 kt wiz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인터뷰에서 “두산 베어스는 LG보다 덜 쉬었는데도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았다"며 "상대 타격감이 올라오기 전에 1차전을 꼭 잡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감독의 말처럼 LG는 이날 타선의 침체로 패배를 당했다. 

이강철 감독. ⓒ연합뉴스

1차전을 패한 LG가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할 확률은 12.1%다. 역대 33번의 준PO에서 1차전 승리팀은 29번이나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단일시즌 5판3선승제의 경우 15번 중 11번(73.3%)이 올라갔다. 또한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도입된 이래 준PO에서 1차전을 승리한 팀은 모두 플레이오프에 올라갔다.

확률은 낮지만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하지만 기적을 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타선의 부활이 절실한 LG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