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휴식 후 56구 투혼' 고영표, 100구도 각오했었다[준PO 현장인터뷰]

스포츠한국 2024-10-05 17:33:17

[잠실=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그야말로 투혼 그 자체였다. 하루 휴식 후 등판해 50구가 넘는 투구를 던졌다. 투구 내용도 훌륭했다. 하지만 고영표(33)의 의지는 더 대단했다. 

고영표. ⓒ연합뉴스 고영표. ⓒ연합뉴스

고영표는 5일 오후 2시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5판3선승제) 1차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동안 56구를 던져 1실점 3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을 기록했다. kt wiz는 고영표의 호투에 힘입어 3-2로 LG를 제압했다.

고영표는 최근 중간투수로 종종 출전했었다. 그는 지난달 28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중간투수로 출전해 5이닝 1실점을 기록해 팀의 공동 5위 확정에 기여했다. 고영표는 이후 하루 휴식을 가진 뒤 SSG 랜더스와의 5위 타이브레이커에서 1.2이닝 1실점을 기록했고 지난 3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도 올라와 1이닝 무실점으로 홀드를 챙겼다.

하루 휴식 후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라온 고영표. 지친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주무기 체인지업은 너무나도 날카로웠고 제구 또한 환상적이었다. LG 타선은 추풍낙엽처럼 쓰러졌다. 4회 위기가 닥쳤지만 1점으로 막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kt wiz는 이후 필승조를 총출동해 한 점차 리드를 지키고 1차전을 가져왔다. 데일리 MVP는 고영표의 몫이었다.

고영표는 경기 후 “감독님이 투구수 50개까지 생각했다고 말했다. 불편하면 빨리 말하라고도 했다. 하지만 그런 점은 없었다. (감독님께) 평소랑 똑같이 100개로 보면서 운영해도 된다고 했다. 4회 지친 모습이 나와 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영표. ⓒ연합뉴스 고영표. ⓒ연합뉴스

가장 맘에 드는 것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장점을 잘 살렸다. 체인지업 낙폭이 중요한데 시즌을 거듭하면 할수록 좋아졌다. 그래서 한 바퀴는 잘 막았다”고 밝혔다.

마운드에서는 고영표, 타선에서는 문상철의 활약이 돋보였다. 문상철은 2회초 무사 1루에서 LG 선발투수 디트릭 엔스를 상대로 좌월 결승 투런포를 작렬했다.

고영표는 “(문상철과) 궁합이 잘 맞는 것 같다. 리드 상황과 타이 상황에서 던지는 것은 다르다. 문상철의 홈런 덕분에 편하게 공격적으로 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체력 문제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고영표는 “투수의 팔은 소모품이라는 말이 있지만 부상 때문에 시즌을 늦게 시작했고 성적도 부진했다. 지금 컨디션이 올라오는 것으로 보인다. 팔꿈치와 어깨 피로도는 쌓이겠지만 힘은 있다. 불펜과 선발, 어디든 상관없다. 언제든지 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