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대표 혹시라도 사고 치면 큰일"...상장 앞둔 더본코리아의 셀프고백

데일리한국 2024-10-04 10:35:00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사진=연합뉴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 "백종원 대표가 혹시 사고라도 치면 큰일이다." "가맹사업 매출비중이 큰데, 그마저도 '빽다방'에 편중돼 있다." "상장후 6개월 뒤 매도물량이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

 '홍콩반점' '한신포차' '빽다방' 등으로 유명한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가 이달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일반 청약을 진행하는 가운데 증권신고서에 적혀있는 '셀프 고백'이 눈길을 끈다.

평탄한 실적, 대표이사의 높은 인지도 등을 바탕으로 기업공개(IPO)의 흥행이 기대되는 가운데 오너 리스크, 빽다방에 치중된 매출과 정체된 영업이익, 6개월 뒤 발생하는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이슈 등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지난달 5일 코스피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예정대로라면 오는 18일부터 5영업일 간의 수요예측을 거쳐 28일 청약을 진행한다. 회사의 희망 공모가는 2만3000원~2만8000원으로 총 공모금액은 690억~840억원이다.

더본코리아의 상장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백종원 대표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특히 현재 넷플릭스에서 방영 중인 요리 서바이벌 '흑백요리사'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이번 IPO까지 히트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다.

많은 브랜드와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표까지 유명해 소비자에게 친숙한 더본코리아인 만큼 증권신고서에 적혀있는 문구가 눈길을 끈다. 

먼저 백종원 대표가 잘 알려져 있는 만큼 이례적으로 '오너 리스크'에 대한 내용이 언급됐다. 회사는 "백종원 대표이사의 질병, 사고 등으로 인한 부재 시, 일시적으로 브랜드 가치 하락, 수익성 및 성장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며 "현재 백 대표는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평판 하락 사건에 연루된 것은 없으나 그의 개인적 일탈로 인해 평판이 하락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연돈볼카츠가맹점주협의회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들이 지난 6월 서울 강남구 더본코리아 본사 앞에서 연돈볼카츠 가맹점 피해사례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연돈볼카츠가맹점주협의회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들이 지난 6월 서울 강남구 더본코리아 본사 앞에서 연돈볼카츠 가맹점 피해사례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또 최근 불거진 '연돈볼카츠 가맹점주 분쟁조정 사건'에 대해서도 알렸다. 현재 해당 사건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됐으며 지난달 24일과 25일 공정위가 본사를 현장 조사하기도 했다. 더본코리아는 "해당 사건과 관련해 과징금은 최대 매출의 2%로, 심의 결과가 재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라며 "다만 브랜드가치 하락으로 인해 영업실적 및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신고서를 살펴보면, 더본코리아의 가장 아쉬운 점은 가맹사업에 편중된 사업구조다. 더본코리아는 외식 가맹점 외에도 대형마트, 홈쇼핑 등을 통해 밀키트를 판매하는 유통 사업과 '호텔 더본 제주'라는 호텔 사업 등을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기준 회사 전체 매출의 85%가 가맹사업에서 발생하고 있다.

특히 그중에서도 커피 전문점인 빽다방의 비중이 큰데, 빽다방의 매출은 지난해 전체 매출의 35%를 차지했다. 이어 홍콩반점이 13.4%며 그밖에 브랜드들은 6%를 밑돌았다.

아울러 오버행 이슈는 상장 6개월 이후에 상존한다. 상장 직후에 거래되는 물량은 공모주를 포함해 전체의 19.67%지만 6개월 후에는 33.63%가 풀린다. 이는 대부분 최대주주 측의 물량으로 백 대표의 전체 지분 60.78% 중 18.23%와 함께 강석원 대표의 14.36% 전량이 시장에 나온다.

더본코리아의 실적은 안정적이다. 매출은 2021년 1941억원에서 2022년 2822억원, 지난해 4107억원으로 늘어났으며 영업이익도 2022년부터 250억원을 넘기고 있다. 

다만, 지난해 전년 대비 매출은 45.5%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이 정체됐는데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코로나19 이후 전방위적인 물가 상승으로 교통비, 운반비 등이 큰 폭으로 올랐는데, 가맹점과의 상생 및 공동 성장을 목표로 함에 따라 이러한 원가 상승분을 가맹점에 최소한으로 전가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며 "여전히 영업이익률은 2022년 업종 평균인 3.14%를 상회하는 수준이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더본코리아의 영업이익률은 6.2%다.

더본코리아는 이번 공모로 유입되는 자금의 대부분을 외식업 관련 기업을 인수하거나 지분투자 하는 데에 쓰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주력 사업인 외식 가맹사업에 더욱 주력할 모양새다.

먼저 회사 측은 도소매 전문 식품기업을 인수해 원가 절감에 주력할 예정이다. 또 가맹점의 노동력 부담, 인건비 부담을 감소하기 위해 자동화 주방기기, 서빙 로봇 등을 개발하는 푸드테크 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 의지도 드러냈다. 더본코리아는 지난 7월 31일 자동화 주방기기 업체인 쿡솔루션의 지분 31%를 추가 인수해 80%까지 지분을 늘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