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CC 앞세워 랭킹 흔드는 현대카드...카드사 회원수 경쟁 치열속 약진

데일리한국 2024-10-04 08:08:08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최동수 기자] 국내 카드사의 신규 회원 유치 경쟁이 하반기 들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신한·삼성카드가 꾸준하게 1·2등을 지키고 있지만 신제품과 맞춤 서비스를 내세운 타 카드사들의 약진도 이어지면서 연말 순위 변화에 업계 시선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로 무장한 현대카드와 상품 경쟁력을 키운 KB국민카드의 회원수가 급증하면서 양강구도를 지키려는 신한·삼성카드와의 경쟁은 점차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국내 카드사 전체 회원 수 1위는 1395만1000명을 기록한 신한카드였다. 신한카드에 이어 △삼성카드(1279만7000명) △현대카드(1209만1000명) △KB국민카드(1208만4000명) △롯데카드(929만8000명) △우리카드(696만5000명) △하나카드(633만9000명)로 순위를 형성했다.

꾸준히 업계 1위와 2위를 지키며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는 회원 확충에 핵심 비용을 늘리고 기존 혜택을 강화하면서 이탈 회원 관리에 집중했다. 신용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가 조사한 '3분기 인기 신용카드 톱10' 랭킹을 보면 신한카드의 'Mr.Life' 카드가 1위, 삼성카드의 '& MILEAGE PLATINUM (스카이패스)' 카드가 2위를 차지하는 등 여전히 높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또 두 카드사 모두 철저한 리스크 관리뿐 아니라 수익 역시 계속해서 끌어올릴 수 있도록 사업 전략을 수립하면서 자체적인 톱2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2~4위 카드사들의 약진으로 신한·삼성카드와 격차가 줄어들면서 하반기 카드 업계는 치열한 고객 확보 경쟁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신한카드와 삼성카드가 양강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격차는 몇 년 사이 크게 좁혀졌다"며 "견제가 이뤄지지 않으면 올해나 내년 초 순위 변동이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드고릴라 3분기 인기 신용카드 TOP 10. 사진=카드고릴라. 카드고릴라 3분기 인기 신용카드 TOP 10. 사진=카드고릴라.

◇ 혁신으로 양강구도 깰 현대·KB국민카드

신한·삼성 양강구도를 깰 가장 유력한 후보는 현대카드다. 지난해 말 1173만2000명의 회원을 모집했던 현대카드는 올해 35만9000명의 회원이 더 추가됐으며 이는 7개 카드사 중 가장 큰 증가 폭이다. 현대카드가 전체 회원 수 규모 3위 자리에 올라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적극적인 PLCC 확대 전략과 꾸준히 이뤄진 질적 성장 중심 포트폴리오 개선 효과로 풀이된다.

지난 2015년 첫 PLCC 상품을 선보인 현대카드는 이후 각 업권의 1위 업체들과 발 빠른 제휴에 나서면서 상품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네이버, 대한항공, 이마트, 코스트코 등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들의 PLCC 상품을 취급하고 있으며 지난 5월에는 올리브영과 파트너십을 맺고 19번째 PLCC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또 데이터 사이언스 기반의 고객 맞춤형 마케팅 전략과 '아키텍트 오브 체인지'를 통한 상품체계 개편 등 소비자 수요 충족에 성공하면서 꾸준한 실적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KB국민카드 역시 올 들어 상품 경쟁력 제고를 통해 회원 확대에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판매를 시작한 위시카드 시리즈는 물론 쿠팡 전용 신용카드인 '쿠팡 와우카드'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시장의 호응을 받고있는 중이다. 실제 위시카드와 쿠팡와우 카드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68만6000명의 신규 회원을 확보하는 성과를 이뤘다.

KB국민카드는 이같은 기세에 힘을 싣기 위해 KB페이를 키우면서 서비스 접근성과 이용 편의성을 높여 회원수로 이어지도록 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위시(WE:SH)카드 시리즈, '쿠팡 와우카드', KB Pay를 통한 각종 제휴 서비스 확장, 다양한 마케팅 등을 통해 고객이 지속적으로 유입됐다"며 "하반기 고객을 위한 혜택을 더욱 늘릴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해지 회원 수가 늘어나면서 그간 유지하던 3위 자리를 현대카드에 내줬다는 점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KB국민카드의 해지 회원 수는 83만7000명으로 신규 회원 수 대비 해지 회원 수 비율은 약 77.4%다. 10명 모집하는 동안 7명이 이탈한 셈이다. 반면 현대카드는 신규 회원 수 대비 해지 회원 수 비율이 약 66.3%로 업계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현대카드가 선보인 해외여행 비서 서비스 '트래블 데스크'. 사진=현대카드. 최근 현대카드가 선보인 해외여행 비서 서비스 '트래블 데스크'. 사진=현대카드.

◇ 하나·우리카드도 특화 서비스 통해 약진

현대카드와 KB국민카드의 약진에 자극을 받은 카드사는 신한·삼성카드뿐만 아니다. 중소형 카드사들 역시 회원 모집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회원 이탈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 대비하는 중이다.

해외여행 특화 서비스 트래블로그를 통해 대규모 회원을 유치한 하나카드의 경우 최근 프리미엄 카드로 신규 회원수를 늘리고 우량고객 모집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월 출시된 프리미엄 카드 '제이드 클래식'은 출시 후 120일 만에 4만매가 돌파했으며 프리미엄 카드 입지 확장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회원수 감소세에 고민하던 우리카드도 지난해 2월 독자 결제망을 구축하며 기존 BC카드 결제망으로부터 독립을 시작한 만큼 상품경쟁력 제고와 함께 마케팅, 제휴처 확대 등으로 회원 확대에 본격 뛰어들 전망이다.

중소형 카드사들의 약진이 이어지면서 카드업계는 향후 양강구도에서 다자구도로의 변화가 예측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고객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하반기에는 고객층을 공략한 타깃 마케팅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