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연 67.1이닝, 이병헌 79경기… 이승엽 감독의 '투마카세', 남은건 상처뿐[초점]

스포츠한국 2024-10-04 06:30:00

[잠실=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두산 베어스의 ‘젊은 재능’ 김택연(19)과 이병헌(21)은 2024시즌 이승엽호의 핵심이었다. 이승엽 감독은 이들과 함께 더 높은 곳을 꿈꿨지만 돌아온 것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패배였다.

두산은 3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여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kt wiz와의 홈경기에서 0-1로 졌다.

김택연. ⓒ스포츠코리아 김택연. ⓒ스포츠코리아

와일드카드 결정전 1,2차전에서 모두 패배한 두산은 정규리그 4위팀 최초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승엽호 2년차를 맞이한 두산은 올 시즌 강력한 불펜진을 구축했다. 김택연, 김강률, 이영하, 최지강, 이병헌, 홍건희 등 구위가 뛰어난 수많은 불펜투수들과 함께 뒷심을 발휘하며 승리를 따냈다.

이승엽 감독은 정규시즌에서 불펜투수들을 한 경기에 몰아넣는 전략을 구사해 성공을 거뒀다. 이러한 모습은 코스요리를 뜻하는 오마카세처럼 많은 구원 투수를 기용한다는 뜻에서 '이승엽표 투마카세'로 불렸다

특히 김택연과 이병헌은 ‘이승엽표 투마카세’의 핵심 투수들이었다. 올 시즌 신인으로 KBO리그 무대에 뛰어든 우완 불펜투수 김택연은 시속 150km를 상회하는 패스트볼을 통해 두산 불펜진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시즌 초,중반엔 필승조로 활약하더니 후반부엔 아예 마무리투수로 안착했다.

좌완투수 이병헌은 이승엽 감독의 ‘좌우놀이’를 대변하는 투수였다. 승부처에서 좌타자를 상대하는 역할을 맡았고 훌륭하게 좌타자들을 봉쇄했다. 좌타자 바깥쪽에 꽂히는 시속 140km 후반대 패스트볼과 달아나는 슬라이더가 일품이었다.

이병헌. ⓒ연합뉴스 이병헌. ⓒ연합뉴스

다만 이들의 비중이 커질수록 이닝도 늘어났다. 김택연은 멀티이닝을 많이 소화했고 이병헌은 2024시즌 정규리그에서 가장 많은 출전경기수를 기록한 투수였다. 와일드카드 결정전까지 포함해 무려 79경기에 나섰다. 만 19세 김택연과 만 21세 이병헌이 부담하기엔 너무 많은 이닝과 출전경기였다. 이는 두산의 미래를 갉아먹는 일이기도 했다.

▶김택연-이병헌 2024시즌 정규시즌 / 와일드카드 결정전 주요 성적

김택연 정규시즌 60경기 65이닝 3승2패 4홀드 19세이브 평균자책점 2.08            와일드카드 결정전 1경기 2.1이닝 평균자책점 0 이병헌 정규시즌 77경기 65.1이닝 6승1패 2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9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 1.1이닝 평균자책점 6.75

물론 좋은 성적을 위해선 필승조 투수들이 어느 정도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젊은 선수들이라도 팀의 현재 성적을 무시할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 두산은 2024시즌 4위에 머물렀다. 이어 정규리그 4위팀 최초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패배했다. 두산은 지난해에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패배한 바 있다. 위험부담을 무릎쓰고 김택연, 이병헌을 최대한 활용했지만 제자리 걸음에 그친 셈이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것은 모든 팀에게 유의미한 성적이다. 두산은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하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더이상 전진하지 못했다. 이병헌과 김택연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각각 전경기 출전, 멀티이닝을 소화했지만 소용 없었다. 아쉬움과 상처만 남은 두산의 2024시즌이다.

이승엽 감독. ⓒ스포츠코리아 이승엽 감독. ⓒ스포츠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