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의장 "정부 유연해야"…한총리 "여야의정 전제조건없이 만나자"(종합)

연합뉴스 2024-10-04 00:00:37

여야의정 협의체 공전에 머리 맞대…한총리, 한동훈과도 면담

한총리 "진솔한 논의하겠다"…한동훈 "정부 유연한 대화할 자세 확인"

대화하는 우원식 의장과 한덕수 총리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김치연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과 한덕수 국무총리는 3일 국회에서 만나 의정 갈등 해결책을 찾기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 방안 등을 논의했다.

여야정이 협의체 구성에 공감대를 이뤘으나 의료계가 여전히 2025년도 의대 정원 증원에 부정적인 태도를 고수하며 협의체 출범이 공전하자 다시금 머리를 맞댄 것이다.

우 의장은 한 총리에게 "대학 입시가 시작된 데다 의대생들 휴학 문제도 생겨 시간이 많지 않다"며 "이럴 때야말로 여야의정 협의체를 띄워서 (의정 갈등 문제 해결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무엇보다 정부가 얼마나 유연하게 임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정부가 유연하게 접근해야 의료계도 화답하고 결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상대에 대한 불신을 거두고 신뢰하는 게 대화의 전제조건"이라며 "(정부가 최근 제안한) 의료인력 수급 추계기구 신설 역시 그냥 발표하고 일방적으로 추진하면 이를 두고도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 총리는 "정부도 여당과 협의하며 의료계에 전제조건이나 사전 의제 없이 일단 만나서 얘기하자는 입장을 전하고 있다"며 "빨리 만나서 이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만 의대 정원 증원 문제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는 태도를 보였다.

한 총리는 "의대 정원은 의료 개혁의 다섯 가지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 거기에 매몰돼 의료계가 요구해오던 다른 일들 전체가 보틀넥(병목)에 걸려야 하는 건 정말 아쉽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의대 정원 증원 규모를 둘러싼 비판에 대해 "전문기관 세 곳의 공통된 의견이 2035년까지 1만명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증원의) 속도는 정책당국이 결정할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 총리는 우 의장과의 면담을 마친 후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도 의정 갈등 해결 방안을 두고 의견을 교환했다.

한 총리는 "정부 입장은 한동훈 대표님을 통해서 의료계에 전달했던 것과 똑같다"며 "의제를 정하지 않고, 전제조건을 하지 않고, 모두 다 참여해서 정말 진솔한 방안과 협의를 논의해보자는 입장"이라고 재차 밝혔다.

이에 한 대표는 "의료계는 제가 '의제 제한이나 전제조건이 없다'고 말씀드리면, 정부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신뢰할 수 없다고 하는 분들도 있었다"며 "이 자리가 국민과 의료진에 정부도 얼마든지 유연하게 대화할 자세가 충분히 돼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드리는 의미도 있다"고 호응했다.

한 대표는 "(협의체가) 더 늦어지면 더 어려워지고 국민이 피해를 볼 것이라는 우려를 같이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이 대화를 시작할 때"라며 "협의체가 그 마음으로 조속히 출발할 수 있도록 여당도 최선을 다하겠다. 정부도 최선을 다해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한 대표는 이어진 비공개 대화 후 기자들과 만나 "여야의정 협의체가 문제를 해결하는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란 점에 대해서 공감했다"며 '의제 제한·전제 조건 없는 대화'에 거듭 의미를 부여했다.

kj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