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5회초 2사 만루 위기를 넘겼다. 마침 5회말 1사 2루 기회를 만들었고 허경민이 좌전 안타를 뽑아냈다. 그런데 2루주자 양석환이 3루를 돌아 홈으로 질주하다 아웃됐다. 두산의 분위기는 추락했고 6회말 1실점과 함께 시즌을 마무리하게 됐다.

홈에서 아웃된 양석환. ⓒ연합뉴스

두산은 3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kt wiz와의 홈경기에서 0-1로 졌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1,2차전을 모두 패배한 두산은 정규리그 4위팀 최초로 준플레이오프 진출권 획득에 실패했다. 반면 kt wiz는 정규리그 5위팀 역사상 처음으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사실 두산에게도 업셋을 막을 기회는 있었다. 무게감이 떨어진다고 평가 받은 선발투수 최승용이 4.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5회초 2사 만루에서 좌완 불펜투수 이병헌이 문상철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0의 균형을 유지했다.

위기를 넘긴 두산은 5회말 선두타자 양석환의 좌전 안타, 강승호의 진루타로 절호의 득점 기회를 잡았다. 1사 2루에서 후속타자 허경민의 좌전 안타까지 터졌다. 2루주자 양석환은 3루를 돌아 홈으로 향했다.

타구속도가 엄청 빠르지 않았기에 홈 대시를 선택할 명분은 있었다. 하지만 멈춰서야할 이유는 더욱 분명했다. 주자 양석환은 느리고 좌익수 멜 로하스 주니어의 어깨는 강했다. 2아웃 상황이었다면 홈을 향해 달려가며 모험을 선택할 수 있었지만 1아웃 상황에서는 안정적으로 3루에서 멈추는 편이 나은 선택이었다.

홈에서 아웃된 양석환. ⓒ연합뉴스

그럼에도 양석환은 홈으로 달렸다. 하지만 로하스의 홈송구가 먼저 포수에게 도착했다. 장성우는 편안하게 양석환을 아웃시켰다. 두산의 상승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주루사였다.

분위기를 뺏긴 두산은 6회말 ‘홈보살의 주인공’ 로하스에게 선두타자 2루타를 내줬다. 이어 장성우의 진루타, 강백호의 1타점 적시타로 인해 0-1로 끌려갔다. 두산이 완전히 분위기를 넘겨준 순간이었다.

결국 두산은 이 때의 흐름을 극복하지 못하고 0-1로 패배했다. KBO리그 역사상 최초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업셋을 당한 4위팀이라는 오명까지 안았다. 어느 때보다 뼈아팠던 양석환의 주루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