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김여사 특검법' 부결 예상에도 내부 단속 부심

연합뉴스 2024-10-03 19:00:30

소속 의원에 비상 대기령…"레임덕 원하는 여당 의원 없어"

친한계도 일단 부결 힘싣기…'김대남 녹취록' 갈등 확대 변수도

한동훈 대표 만난 한덕수 총리 '의정갈등 해법' 논의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김철선 김치연 기자 = 국민의힘은 3일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한 국회 재표결을 하루 앞두고 내부 단속에 부심했다.

김 여사 특검법을 비롯해 채상병 특검법, 지역화폐법 등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 요구한 법안들이 부결되더라도 유의미한 수준의 이탈표가 나오면 여권 내 혼란이 불가피한 만큼 단일대오 유지에 전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대통령 재의요구 법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3분의 2 이상 찬성이면 가결된다. 192석의 범야권이 전원 찬성한다는 가정 아래 현재 108석인 국민의힘에서 8표 이상의 이탈표가 나오거나 12명이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으면 재의결이 가능하다.

이에 원내지도부는 일찌감치 재표결 부결을 당론으로 선포하고 소속 의원들에게 본회의 당일 전원 경내 대기령을 내렸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과 원내지도부의 만찬에서도 특검법 재표결과 관련한 직접적 언급이 나오진 않았지만, '당정 일체'를 강조하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암묵적인 공감대가 형성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단 당내에서는 계파를 막론하고 김 여사 특검법이 부결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번 김 여사 특검법이 민주당이 단독으로 밀어붙인 것인 데다가 이탈표가 나올 경우 후폭풍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김 여사에 대한 여론 악화를 우려하며 직접 사과의 필요성까지 거론해왔던 친한(한동훈)계도 역시 부결에 힘을 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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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표는 이날 개천절 경축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 민주당이 통과시키려고 하는 특검법은 민주당이 모든 걸 정하고 민주당 마음대로 하는 특검법"이라며 "부결시키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하고 당원들과 당 의원들께도 그런 설득을 드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용태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김 여사에 대한 사과 (요구) 목소리라든지 비판의 목소리도 있지만, 특검법은 별개의 문제"라며 "가결되면 (대통령) 레임덕이 오는데, 그것을 원하는 여당 의원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친한계는 특검법이 이번에는 부결되더라도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등이 추가로 불거지고 여론이 더욱 악화할 경우 향후 다시 발의된 특검법에 대해서는 '방어'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이 7·23 전당대회 당시 한동훈 후보에 대한 공격을 야당 성향 특정 매체에 요청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친한계에서는 부글거리는 기류가 감지된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CBS 라디오에서 전대 당시 경쟁 후보 측이 한 대표를 일제히 공격했던 것 등을 거론하며 "김대남 혼자 다 벌인 것이라고 보기는 상식적으로 힘들 것"이라며 "속으로는 뭐가 좀 있는 거 아닌가 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김 전 선임행정관과 윤 대통령 부부와의 연관성을 일축하면서 당정 갈등 확대를 경계하고 있지만, 한 대표가 연일 강경한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향후 특검법 재표결 전선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낳고 있다.

한 대표는 4일 이뤄질 재표결에서는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 '부결이 맞다'고 했지만, '특검법이 한 번 더 발의될 경우'에 대한 질문에는 "미리 이야기하지 않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minary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