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공격사주' 의혹에 "선 많이 넘어"… 나경원 "지도부 대처 한숨만"

데일리한국 2024-10-03 15:43:35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기 위해 일어서고 있다. 2024.9.26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3일 대통령실 전 직원이 자신을 공격 사주하려 했다는 이른바 '공격 사주' 의혹과 관련 "선을 많이 넘은 해당 행위"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천절 경축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당원이었던 사람이 정상적인 언론에 제보를 한다든가 기사를 써달라고 한다든가 이런 건 가능하지만 좌파 유튜브, 아주 극단에 서 있는 상대편에 허위 공격을 사주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무슨 모의를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실행 행위 자체가 그대로 녹음됐다"며 "이런 부분을 당이 알고서도 묵인한다면 공당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고 그러니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 대표는 앞서 자신의 공격사주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에 대해 감찰을 지시했다. 김 전 행정관은 감찰 착수 직후 전격 탈당했으나 국민의힘은 "탈당했다고 끝난 게 아니다"라며 법적 조치를 포함한 추가적인 조사를 이어간다고 밝혔다. 사실상 배후를 밝히겠다며 '전면전'을 선포한 셈이다. 

◇ 용산·나경원 나란히 의혹 '부인'

국민의힘 나경원·한동훈(오른쪽) 대표 후보가 8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연설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4.7.8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나경원·한동훈(오른쪽) 대표 후보가 8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연설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4.7.8 사진=연합뉴스 

진보계열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가 공개한 녹취에 따르면 김 전 행정관은 지난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서울의소리와 통화에서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후보 때문에 죽으려고 한다. 이번에 잘 기획해서 (한 후보를) 치면 여사가 좋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대통령실은 언론 공지를 통해 "대통령 부부가 김대남과의 친분이 전혀 없음을 밝힌다"며 한 대표의 '공격 사주' 의혹을 일축했다.

대통령실은 "한 인터넷 매체에서 방영한 김대남 전 행정관의 녹취 내용 대부분은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난 일색이고, 다만 지난 전당대회 당시 당 대표 관련 내용이 일부 있었을 뿐이었다"면서 "이 녹취록을 근거로 대통령실과 당의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 지도부의 대처는 아쉽다 못해 한숨만 나온다"고 작심 비판했다. 김 전 행정관은 전당대회 당시 나경원 후보 캠프 총괄특보였다.

나 의원은 "개인적 일탈을 조직적 음모니 하면서 더 키워 그들의 탄핵 시나리오의 밑밥을 덥석 물은 꼴"이라며 "좌파, 민주당으로서는 환호작약할 일 아닌가. 그들의 탄핵 시나리오와 이간계에 단단히 걸려든 꼴"이라고 지적했다.

'나경원 배후설'과 관련해선 "김 전 행정관은 전당대회 당시 나를 돕는다고 하는 여러 명의 특보 중 한 명이었지만, 그는 위와 같은 내용에 대해 나와 의논하거나 보고한 바 없었다"라며 "나 역시 이와 관련하여 전당대회 과정에서 한 번도 언급한 바 없다"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이와 관련 음모론 확산 등으로 야당의 탄핵 시나리오에 기름 붓는 행위는 중단하라. 자중할 것도 촉구한다"며 "우리 모두, 두 번 속아서는 안 된다"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을 다시 한번 반추해보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