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사진가 어윈 올라프의 대표 연작들…1주기 맞아 회고전

연합뉴스 2024-10-03 11:00:20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네덜란드 사진작가 어윈(에르빈) 올라프의 1주기를 맞아 3일 서울 삼청동 공근혜갤러리에서 그를 추모하는 사진전이 시작했다.

정교한 연출사진으로 유명한 올라프는 폐기종으로 투병하다 지난해 9월 64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그는 사진과 영상 등을 통해 성(性)과 성차별, 금기, 권력, 인종차별 등 동시대 사회 문제들을 다뤘다.

전시에서는 1980년대부터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의 주요 연작들이 고루 소개된다. 여성용 모자를 쓴 남성의 초상 시리즈인 '숙녀들의 모자'(Ladies Hats)는 모델의 중성성을 활용해 마초 문화에 반대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2009년 자신이 바라는 모습과 현재, 그리고 미래를 직접 분장하고 연출한 인물 사진으로 남겼다. '내가 원하는'(I wish)에는 건강한 신체를 바라는 모습이, '지금 나는'(I am)에는 2009년 당시 작가 모습이, '내가 될'(I will be)에는 산소 호흡기를 끼고 생활해야 할 미래의 모습이 연출 사진으로 담겼다.

'댄스 인 클로즈 업'(Dance in close up)은 작가가 생전 마지막으로 발표한 연작이다. 네덜란드의 현대발레 거장 한스 판 마넨이 안무한 '캄머발레'의 장면을 가까이서 찍은 작업이다.

이 밖에 열쇠 구멍을 통해 무언가를 들여다보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표현한 '열쇠구멍'(Keyhole) 시리즈,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만우절의 거짓말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2020년 만우절'(April fool 2020), 네덜란드 화가 피에트 몬드리안 느낌의 정물 사진, 작가의 첫 순수사진 연작 '체스맨'(Chessmen. 1987∼1988), 대도시의 변화상을 담은 '로케이션 연작' 중 미국 팜스프링스 작업 등을 볼 수 있다. 전시는 11월2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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