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끝-홍명보 유임’ 보인다... 문체부 감사 중간발표가 남긴 것[초점]

스포츠한국 2024-10-03 06:20:00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 감사 중간 발표가 끝났다. 발표 후 정몽규 회장 집권기는 종언, 홍명보 감독은 유임과 더 가까워진 듯하다.

문체부는 2일 대한축구협회 감사 중간 발표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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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과 축협은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문화체육관광부 현안질의에 나서 국민적인 질타를 받았다. 특히 홍명보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투명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계속 나왔다.

문체부는 이날 발표에서 관련 내용에 대해 말하며 "전력강화위 구성원도 아니고 감독 추천 권한도 없는 이임생 기술이사가 홍명보 감독을 추천했으며, 면접 기록이 남아있지 않아 실제 면접이 이뤄졌는지도 모른다"며 "축협은 상황에 따라 전력강화위와 이사회의 역할을 자의적으로 해석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문체부는 이어 홍명보 감독 거취에 대해 "선임 과정에서 절차적 하자가 있지만, 그 때문에 홍명보 감독과의 계약이 무효라고 보기는 어렵다. 내부 토론의 결과"라며 "축구협회가 독립성을 존중받아야 하는 부분도 있기에 상식과 공정의 관점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할 것으로 기대한다. 문체부에서 강제적으로 축협 내의 절차적 흠을 바로잡는 방법을 제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감사 결과 규정을 위반한 책임자에게는 상응하는 조치가 있을 예정이며, 10월 감사 결과를 최종 공개할 때 처분 수위를 정할 것"이라며 "정몽규 회장도 정관이나 국가대표팀 운영 관련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이번 감사에서 드러났다. 아직 끝나지 않은 다른 감사 사항도 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검토해 10월 말에 정 회장에 대해서도 처분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축협은 이후 입장문을 내 "협회장의 부당 개입과 감독 선임 과정의 일률적 오류가 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문체부의 감사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와 같은 반박이 문체부의 최종 감사 결과 발표에 큰 영향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일단 홍명보 감독은 이번 문체부 감사 중간 발표를 봤을 때 유임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선임 절차에 문제가 있지만, 문체부에는 홍 감독의 계약을 무효화할 강제성이 없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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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대한체육회의 임원 연임 제한 폐지 덕에 대한축구협회장 4선을 노렸던 정몽규 회장의 야욕은 저물어간다. 그는 한국 축구 최대 규모 단체의 수장임에도 불구하고 이날 문체부 발표에서 협회 운영 도중 규정 위반을 했음이 밝혀졌다.

정 회장은 오는 22일 국정감사 출석과 이달 말 예정인 문체부의 축협 감사 최종 결과 발표도 남겨두고 있다. 문체부 장관은 물론 대통령까지 철저한 조사를 원하는 가운데, '축협 회장 4선'이 가장 중요한 목표인 정 회장의 활로를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 한국 축구의 암흑기와도 같았던 그의 12년 집권기가 끝을 향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