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 흥행에 출연자 식당 예약 4937.5%↑…'밤 티라미수' 출시 검토

스포츠한국 2024-10-02 16:42:06
ⓒ넷플릭스 ⓒ넷플릭스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넷플릭스 요리 경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하 흑백요리사)가 흥행하면서 관련 업계가 분주해지고 있다. 파인다이닝 예약 건수 증가는 물론, 한 셰프의 식당은 5000%가량 예약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출연자 관련 상품은 온·오프라인 상에서 주목을 받고 있으며, 방송에서 등장한 메뉴는 실제 출시 여부까지 검토되고 있다.

2일 예약 플랫폼 캐치테이블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흑백요리사 방송 공개 한 주 만에 가맹점 토털 예약 증가율은 약 150% 증가했다. 캐치테이블은 흑백요리사 출연 셰프의 식당이 80% 이상 입점돼 있다. 한 셰프의 식당은 무려 4937.5%나 예약이 치솟았다.

흑백요리사는 명성이 높은 요리사인 ‘백수저’ 20인과 재야의 고수로 이뤄진 ‘흑수저’ 80인이 우승 상금 3억원을 놓고 펼치는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국내 유일 미슐랭 3스타를 받은 파인다이닝 ‘모수’의 안성재 셰프가 심사를 맡았다. 최현석, 여경래, 에드워드 리, 정지선 등 유명 셰프들이 출연해 화재를 모으고 있다.

흑백요리사는 방영 이후 지난 30일 기준 한국갤럽이 발표한 ‘9월 한국인이 좋아하는 프로그램 조사’ 결과 1위(5.2%)를 차지했다. 조사 대상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까지 확장한 이후 처음으로 웹예능 콘텐츠가 1위에 올랐다. 넷플릭스 상에서도 9월23~29일 490만 시청수를 기록, 비영어권 TV시리즈 부문 1위에 등극했다.

이 같은 흥행에 출연 셰프들이 운영하는 식당들도 큰 인기다. 방송 이후 각종 온라인 상에는 ‘흑백요리사 식당 리스트’가 빠르게 퍼지며 예약 마감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파인다이닝과 오마카세 업장들이 줄줄이 문을 닫을 만큼 외식 시장이 주춤한 상황에서 흑백요리사 방영이 업계에 활력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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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관련 업계도 흑백요리사 효과를 보기위한 마케팅에 돌입했다. 캐치테이블은 화면에서만 만나보던 메뉴를 고객에게 맛 보이기 위해 ‘릴레이 팝업 이벤트’를 연다. 애플리케이션 내 릴레이 팝업 코너의 ‘공유하기’ 버튼을 통해 해당 페이지를 공유하면 응모된다.

추첨을 통해 오는 17일에는 나폴리 맛피아라는 이름으로 출연 중인 권성준 셰프의 식당 ‘비아톨레도 파스타바’에 2인씩 2팀, 총 4명에게 식사를 선사한다. 흑백요리사 8회차 패자부활전 편의점 대결에서 선보인 ‘밤 티라미수’가 포함된 인당 15만원 상당 코스가 제공된다.

원투쓰리로 출연한 배경준 셰프의 식당 ‘본연’은 오는 18일 6시 2인, 31일 7시 2인에게 방영 메뉴인 오리 스테이크가 포함된 인당 13만원 코스를 선사한다. 마지막으로 히든천재로 출연한 김태성 셰프의 ‘포노부오노’는 오는 14일 저녁 1팀 2인, 16일 저녁 1팀 2인에게 알리올리오를 포함한 인당 10만원 코스를 선물한다.

캐치테이블 관계자는 “힘들었던 외식업 시장이 흑백요리사 프로그램 방영으로 다시금 활기를 띄고 있는 가운데 방송 출연 셰프들과 협업해 매장들을 지원하기 위한 차원에서 프로모션을 준비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외식업계 부흥에 기여하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당근 역시 자체 숏폼 서비스 ‘당근 스토리’를 통해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속 맛집 정보와 실제 리뷰 영상을 모아 보여주는 큐레이션 기능을 오는 13일까지 운영한다. ‘동네생활’ 탭 내 맛집 카테고리 또는 ‘동네지도’ 탭의 스토리 섹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영상은 이용자가 실제 위치한 곳으로부터 가까운 거리의 식당 리뷰를 우선적으로 볼 수 있다.

캡모자를 착용한 최강록 셰프(왼쪽), 데카트론 매장 내 진열대. ⓒ넷플릭스 유튜브 화면 캡쳐, 임현지 기자 캡모자를 착용한 최강록 셰프(왼쪽), 데카트론 매장 내 진열대. ⓒ넷플릭스 유튜브 화면 캡쳐, 임현지 기자

방송에 등장한 아이템과 연관 상품도 주목을 받고 있다. 백수저로 출연한 최강록 셰프가 방송 내내 착용한 캡모자는 ‘포클라즈 트래블 100(6800원)’으로, 방송 이후 많은 패션 블로거들이 ‘최강록 모자’로 소개하고 있다. 스포츠용품점 ‘데카트론’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일부 매장에서는 해당 모자를 메인 진열대에 놓고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흑백요리사’를 검색하면 검정색·흰색 조리복을 비롯해 심사위원이 썼던 안대, 출연자들이 사용한 접시, 방송에 등장한 인테리어 소품 등이 연관 상품으로 등장한다. 최강록 셰프의 요리책인 ‘최강록의 요리노트’, 만찢남 셰프가 언급한 일본 만화책 ‘맛의 달인’도 판매 중이다.

편의점 CU는 방송 8회차 패자부활전에 등장한 나폴리 맛피아 셰프의 밤 티라미수를 실제 제품으로 출시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나폴리 맛피아는 CU 자체브랜드(PB) ‘연세우유 마롱 생크림빵’과 ‘헤이루 맛밤득템’, 오리온 ‘다이제’, 이디야 ‘토피넛 라떼’ 등을 넣어 밤 티라미수를 만들었다. 해당 메뉴는 심사위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프로그램의 흥행은 ‘미디어-소비자’간 연결이 강화되며 식당과 식문화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지고, 이는 관련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방송에서 다룬 특정한 요리가 장기적으로 인기를 끌면 식재료의 공급망, 유통, 관련 상품 개발 등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