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어민들, 남중국해서 '외국 선박' 공격으로 10여명 부상

연합뉴스 2024-10-02 16:00:21

'中과 영유권 분쟁' 파라셀 군도서 발생…중국 측 소행인 듯

남중국해서 조업하다 폭행당한 베트남 어민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중국과 베트남 간 영유권 분쟁 해역인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군도·베트남명 호앙사 군도)에서 베트남 어선이 '외국 선박'의 공격을 받아 어민들이 부상했다.

베트남 당국은 공격 주체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으나, 중국 측이 이들을 공격한 것으로 보인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AP 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파라셀 군도에서 조업한 베트남 어선 1척이 외국 선박 2척의 공격을 받아 어민 최소 10명이 다쳤다고 띠엔퐁, 탄니엔 등 베트남 관영 매체들이 보도했다.

베트남 중부 꽝응아이성 출신인 어민들은 외국 배에 탄 약 40명이 쇠 파이프로 자신들을 폭행하고 어업 장비를 빼앗았다고 꽝응아이성 당국에 말했다.

이에 어민 3명의 팔이나 다리가 부러졌고 7명은 다른 부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을 공격한 이들의 국적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베트남 당국도 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AP는 베트남 국경 경비대가 조사하고 있지만 아직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외교부는 전날 베트남 어선이 중국 정부의 허가 없이 파라셀 군도에서 불법으로 어업해 관련 당국이 이를 막으려고 조처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현장 작전은 전문적이었고 절제됐으며 부상자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공격 여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런 정황을 고려하면 베트남 정부가 중국과의 관계 등을 의식해 사태를 키우지 않기 위해 공격 주체가 누구인지 공개하지 않고 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중국은 베트남 전쟁 와중인 1974년 남베트남 정부가 관리하던 파라셀 군도에 군함을 보내 뺏은 이후 사실상 점유해왔으며 베트남은 반발하고 있다.

j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