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유족, 특조위에 진상규명목록 제출…"아이들 명예회복을"

연합뉴스 2024-10-02 16:00:09

진상규명 조사 신청 첫날 '1호'로 접수…특조위원장 "소임 다하게 노력"

송기춘 특조위원장에게 1호 진상규명 조사 신청서 접수하는 이정민 운영위원장

(서울=연합뉴스) 정윤주 기자 =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진상규명 조사 신청서 접수를 시작한 2일 유가족들이 진상규명이 필요한 과제를 추려 첫번째로 신청서를 냈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이날 서울 중구 특조위를 찾아 진상조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신청서에는 참사 당시 인파 밀집에 대한 예견 및 대책의 현황과 문제점, 참사 희생자 159명이 가족에게 인계되기까지의 과정, 대통령실 이전이 참사 대응 관련 기관에 미친 영향 등 9가지 과제가 포함됐다.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송기춘 특조위원장에게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우리가 가진 의혹을 해소할 수 있게끔 잘 부탁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운영위원장은 "특조위가 생긴 게 얼마나 위안이 되던지 어젯밤 설레어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며 "희생된 아이들의 명예를 회복시켜달라는 것 하나만 특조위에 부탁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송 특조위원장은 "최선을 다해 진실을 밝히고 위원회에 주어진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유가족협의회 등은 신청서 제출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독립적인 조사를 통해 왜 충분히 예견된 재난의 위험을 감소시키지 못했는지, 참사 피해를 키운 재난 관리 체계의 구조적인 문제는 무엇인지, 그리하여 우리 사회는 또다시 이런 비극을 겪지 않기 위해 어떤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인지 명백히 드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운영위원장은 회견에서 참사 부실대응 혐의로 기소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무죄 선고를 받은 데 대해 "원통하고 억울한 마음에 밤잠을 이룰 수 없었다. 믿고 신뢰할 수 없었던 특수본 수사와 검찰 수사의 민낯을 확인한 결과다. 대한민국의 무능한 기관들의 한심한 작태를 규탄한다"며 비판했다.

진상규명 조사 신청서 들고 이동하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

윤복남 시민대책회의 공동대표도 "지자체는 인파관리 대응에 전혀 책임이 없다는 식의 형사판결로는 한국 공직자들이 시민의 안전에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 기준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시민단체 4·16연대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 있는 전쟁기념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이태원참사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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