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117배' 벼멸구 확산에 '농업재난재해' 인정 촉구

데일리한국 2024-10-02 14:45:37
 2일 전남 보성군 조성면 간척지에서 해충 벼멸구 피해를 본 벼가 누렇게 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일 전남 보성군 조성면 간척지에서 해충 벼멸구 피해를 본 벼가 누렇게 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나혜리 기자] 수확을 앞두고 ‘벼멸구’가 확산하면서 여의도 면적(290㏊)의 117배에 이르는 농지가 피해를 입었다. 농가와 지자체들은 피해 농가에 대해 농업재난재해 인정 등을 촉구하고 있다.

2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말 현재 전국 벼멸구 피해 농지 면적이 3만4000㏊(1㏊는 1만㎡)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피해 면적을 지역별로 보면 전남이 1만9603㏊로 가장 많았고, 전북 7187㏊, 경남 4190㏊, 충남 1656㏊ 등의 순으로 피해를 입었다.

벼멸구는 벼의 줄기에서 즙액을 먹는 해충이다. 벼멸구가 생기면 벼가 잘 자라지 못하고 심하면 말라 죽게 된다. 

전남 시장군수협의회는 "기록적인 폭우, 무더위 등 이상기후로 농작물 피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며 "여기에 더해 6월 중하순부터 벼멸구가 세를 넓히면서 전남 벼 재배면적(14만7700㏊)의 13.3%인 1만9600㏊가 피해를 봤다"고 호소했다.

폭염에 따른 병해충을 재해로 인정하지 않아 농민들의 불안감이 늘고 있다며 임시방편이 아닌 근본적인 구제 대책을 협의회는 요구했다.

벼멸구 피해로 농업인의 어려움이 커지자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방제와 기술 지도를 실시하기로 했다. 또 농가가 희망하는 경우 피해 벼를 모두 매입해 농가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저품질의 쌀이 유통되는 것을 조기에 차단하기로 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지자체, 기술센터, 농협 등은 긴밀히 협업해 공동방제와 기술 지도를 철저히 실시하고 피해 벼 매입을 차질 없이 이행해 농가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