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문체부 감사 발표’ 당일, 홍명보는 살고 정몽규 시대 끝날까[초점]

스포츠한국 2024-10-02 06:15:01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마침내 문화체육관광부의 대한축구협회 감사 결과 중간 발표일이다. 정몽규 회장,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등 많은 사람들의 명운이 걸린 가운데, 일단 정 회장 체제의 종언은 가까워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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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문체부는 대한축구협회 감사 중간 발표를 한다. 이 발표를 앞두고 유인촌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9월30일 사전 보고를 했다.

이 보고를 받은 윤 대통령은 "축협 관리 감독 책임이 있는 문체부가 여러 의혹에 대한 진상을 명백히 밝히고, 현장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을 수 있는 확실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대통령까지 나서 확실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며 국민적 관심사인 축구협회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문체부의 감사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대통령까지 입을 열었으니, 축협을 향한 상당 수준의 압박이 예상된다.

정 회장과 축구협회는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문화체육관광부 현안질의에 나서 국민적인 질타를 받았다. 정 회장의 제왕적 축협 운영과 4선 시도 역시 도마에 올랐다. 정 회장은 그럼에도 "국민들에게 피로감을 드려 송구하다"고 할 뿐이었다. 2일 문체부 감사 결과 발표에 이어 22일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음에도 반성의 기미는 크게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문체부 장관이 정 회장의 4선 연임을 불허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대통령까지 장관에게 공개적으로 축협 진상 규명을 지시했다. 최고 권력까지 나선 가운데 정 회장의 연임 욕심은 사면초가에 빠지게 됐다. 축구 팬들이 지난 9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목 놓아 외쳤던 "정몽규 나가!"라는 말이 현실이 되기까지 그리 멀지 않은 듯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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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홍명보 감독은 1일 대표팀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저는 분명히 정상적인 과정을 거쳤냐고 하니 그랬다고 하고 제가 어떤 평가를 받았냐고 하니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해서 수락했다"면서 "국회에 가서 보니 제가 들은 것과 다른 얘기가 있더라. 저는 아예 그동안 있었던 회의록을 전체적으로 협회가 공개를 해줬으면 한다. 만약 그게 어렵다면 제일 쟁점이 되는 10차 회의록이라도 언론에 전체적으로 공개해서 평가를 받아보고, 투명하게 검증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체부 감사 발표를 앞두고 회의록이 공개될 시 홍 감독에게 유리할지, 불리할지 어느 쪽으로도 장담할 수는 없지만 현재의 답답한 상황을 우선 타개하기 위함이었다.

결국 축협은 당시 10차 회의록을 공개했다. 회의록에 따르면, 전력강화위원들은 17명의 감독 후보군을 5명으로 압축했다. 더불어 이후 과정에 대해 정해성 위원장에게 위임하기로 했다.

축협은 "10차 회의는 이번 감독선임에 있어 공식적으로 열린 마지막 전력강화위원회 회의로 해당 회의에서 홍명보 감독과 외국인 후보자 한 명이 공동으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고 최종 감독선임 후보자는 위원장이 결정해 협회에 추천하는 것으로 만장일치 위임됨을 결론으로 종료됐음을 확인하시기 바란다"고 설명했다. "1순위 홍명보 감독을 내정발표(7월7일)하고 이후 협회 이사회 서면결의(7월10일부터 12일까지)를 거친 후 최종 선임발표(7월13일)을 함으로써 선임 절차를 준수했다"고도 주장했다.

일단 축협에서 곧장 회의록을 공개하고 홍 감독 선임 절차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정 회장과는 달리 홍 감독에게는 감독직 유지를 위한 돌파구는 조금이라도 보이는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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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중요한 문체부 감사 결과 발표가 남았다. 운명의 시간은 당사자들을 어느 방향으로 이끌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