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처음 일식집에 갔다. 다다미방에 앉자, 두껍게 썬 반달 모양의 무와 함께 아이 주먹만 한 고등어조림이 나왔다. 첫 월급을 받은 아들이 무리를 하는 건 아닌지 걱정을 하면서도 어머니는 입맛을 다셨다.
"너도 어느새 다 컸구나"
음식점을 나오면서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싶은지 아들의 어깨를 두들겼다. 눈 쌓인 빙판길이 보였다. 어머니의 겨드랑이에 내 두 팔을 꼭 꼈다, 어른으로 인정받았으니 부모를 부축할 자격이라도 생긴 것처럼.
◆이재헌 주요 약력
△계간수필 등단(2024) △영문학 전공, 대학원에서 광고 전공 △광고대행사 근무 △현재 한국어 교사, 한문지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