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이나 무기가 아닌 무심코 던진 말에 사람들 다친다"

연합뉴스 2024-10-01 17:00:27

직메 린포체 등 해외 명상 전문가 콘퍼런스 열려

직메 린포체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대한불교조계종이 주최한 2024 국제선명상대회 참석차 한국에 온 외국 명상 전문가는 1일 현대인의 우울증을 줄이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타인을 배려하는 언어생활을 꼽았다.

티베트 불교의 명상과 철학을 가르치며 2013년 미국에 수행 안거 센터를 설립한 직메 린포체는 '평온, 이 시대의 도전을 품는 명상'을 주제로 이날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많은 사람은 칼이나 창, 대량살상무기가 아닌 무심코 내뱉은 말, 때로는 함께 살거나 일하는 바로 그 사람의 말 때문에 상처받는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그는 "말은 우정, 조화, 평화, 웰빙을 가져오는 훌륭한 수단이 될 수 있지만, 우리가 우울증이나 불안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의 영향을 받으면 말과 행동은 물론이고 우리의 생각조차 의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에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직메 린포체는 "사람들은 서로에게 얼마나 많은 고통과 피해를 주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며 타인에게 던진 거친 말이 "오랫동안 남아있을 수 있고, 미래에도 계속해서 감정을 어지럽힐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이 자신이 말을 어떻게 살펴야 하는지를 안다면, 그것은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바른말은 친절하고 진실한 말이며, 거칠거나 비판적이거나 비하하는 태도로 말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메 린포체는 "명상은 과거에도, 미래에도 머물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며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게 되는 방법"이라며 간단한 호흡 명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차드 멩 탄

구글 엔지니어로 활동하다 명상 지도자로 진로를 바꾸고 '내면 검색'(SIY, Search Inside Yourself)이라는 명상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도 한 차드 멩 탄은 마음 챙김 명상이 한 번의 호흡만으로도 고요하고 명징한 마음을 가지도록 도와주며 몸과 마음을 리셋해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명상을 통해 일상의 기쁨을 늘릴 수 있고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도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경철 대한명상의학회 부회장은 명상이 스트레스나 부정적인 정서, 불안, 집착 등을 유의미한 수준으로 감소시키며 직무 능력과 직무 만족도를 향상하는 등 일에서도 긍정적 효과를 낸다고 관련 연구 동향을 소개했다.

다만 한국의 경우 의료 제도상 명상이 대부분의 질환에 대해 아직은 의료 행위로 인정되지 않고, 건강보험도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의료 명상의 확대가 지연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이 밖에도 로시 조안 할리팩스 박사, 팝루 스님, 툽텐 진파 박사 등 해외 명상 전문가가 각각 '안의 고요, 밖의 실천: 사회 참여 불교와 보살의 이상', '불이(不二)의 알아차림, 치유를 가져오는 내면의 힘', '자비를 품다 : 다정한 사회를 위한 통찰'을 주제로 강연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선명상과 자비 실천을 통해 우리는 개인의 내적 평화를 찾고, 나아가 사회와 세상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며 한국의 선명상과 자비 실천 전통을 세계적인 정신문화 콘텐츠로 발전시켜 새로운 정신문화 한류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