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해안경비대 합동순찰, 북극 해상운송로 개척 협력 포석"

연합뉴스 2024-10-01 12:00:10

북극 해상운송로, 유럽-아시아 운송시간 대폭 단축…미중러 모두 눈독

중국·러시아 해안경비대 연합훈련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최근 북태평양에서 진행된 중국과 러시아 해안경비대 합동순찰은 북극 해상운송로 협력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메이산함과 슈산함으로 구성된 중국 해안경비대 함정 편대는 러시아 해안경비대 함정들과 지난달 16∼20일 러시아 영해인 연해주 피터대제만에서 연합훈련을 벌였다.

이어 양국 해안경비대는 훈련 종료 다음날인 21일 북태평양 공해에서 합동순찰을 실시했다.

중국중앙TV(CCTV) 계열 웨이보(중국판 엑스) 계정 '위위안탄톈'이 지난달 29일 올린 영상을 보면 중국 해안경비정은 북극 근처까지 접근했다.

앞서 러시아 해군과 공군은 지난달 초 중국 인민해방군과 같은 지역에서 합동훈련을 실시했었다.

이에 대해 중국 군사평론가 쑹중핑은 SCMP에 "중·러 합동순찰이 북극 해상운송로 근처에서 진행된 것은 중국이 '북극 실크로드' 계획을 러시아와 협력하고자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중국이 2018년 공개한 북극 실크로드 계획은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의 북극 확장판으로, 여기에는 북극 해상운송로 개척이 포함된다.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북극 해상운송로는 현재는 1년 중 일부 기간만 열리지만, 기후변화에 따라 빙하가 녹으면서 영구적인 운송노선이 생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북극 해상운송로는 유럽과 아시아 간 운송 시간을 최대 절반 정도로 줄이기 때문에 미국, 중국, 러시아 모두 이 항로를 현 세기 가장 중요한 해상자산 중 하나로 주목하고 있다.

중국 리창 총리와 러시아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는 지난 5월 북극 해상운송로 개발 협력에 합의한 바 있다.

또다른 중국 군사전문가 푸젠샤오도 "중러 합동순찰은 (북극해 관문인) 베링해협에 대한 미국의 영토 주장에 대한 대응"이라고 분석했다.

anfou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