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도 입열었다... ‘정몽규 시대의 끝’, 머지않았다[초점]

스포츠한국 2024-10-01 06:00:00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마침내 대통령이 움직였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대한축구협회를 둘러싼 의혹을 명백히 파헤치라고 지시한 것. 정몽규 축협 회장의 ‘3선 12년’ 체제가 끝을 향해 가고 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연합뉴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연합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9월3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팀 선발 과정에 대한 감사 결과를 보고받고 "축협 관리 감독 책임이 있는 문체부가 진상을 명백히 밝히고,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을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말했다.

문체부는 앞서 축협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공정한 절차를 거쳐 홍명보 감독에게 특혜를 줬다는 의혹과 관련해 감사를 진행했다. 지난달 24일에는 국회 현안 질의를 통해 관련 인물들에게 의혹에 관해 질문하기도 했다.

이날 유 장관의 대통령실 보고 내용에는 축구대표팀 감독 선발이 규정대로 이행되지 않아 절차상 문제가 있었던 사실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문체부는 오는 2일 대국민 브리핑을 통해 축협 감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정 회장과 축구협회는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문화체육관광부 현안질의에 나서 국민적인 질타를 받았다. 특히 홍명보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투명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계속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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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 회장은 당시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제시한 '정몽규 회장이 물러나야할 10대 이유' 중 4선 연임 논란과 축협 사유화 논란, 한국 축구 발전 저해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이에 "10월에 있을 국정감사에 정 회장을 다시 한 번 증인으로 신청했다. 현안 질의에 솔직하게 임한다면 국정감사 증인 신청을 철회할까도 생각해봤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증인으로 다시 불러야겠다고 확신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강 의원이 이어 정 회장을 둘러싼 여러 논란들을 언급하며 할 말이 없냐고 묻자, 그는 앞에 있는 종이를 펼쳐보며 "국민들에게 피로감을 드려 송구하다"고 할 뿐이었다. 2일 문체부 감사 결과 발표에 이어 22일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음에도 반성의 기미는 크게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문체부 장관이 정 회장의 4선 연임을 불허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이날 홍명보 감독도 대표팀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축협 전강위 회의록의 투명한 공개를 요구했다. 여기에 대통령까지 장관에게 공개적으로 축협 진상 규명을 지시했다. 최고 권력까지 나선 가운데 정 회장의 연임 욕심은 사면초가에 빠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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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팬들이 지난 9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목 놓아 외쳤던 “정몽규 나가!”라는 말이 현실이 되기까지 그리 멀지 않은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