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린푸드, '재거스' 韓 출사표…수제버거 시장 메기 될까

스포츠한국 2024-09-30 16:55:31
ⓒ현대그린푸드 ⓒ현대그린푸드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국내 수제버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식품기업인 현대그린푸드가 미국 수제버거 전문 브랜드 ‘재거스(JAGGERS)’를 앞세워 후발주자로 등장했다.

첫 출점 매장은 버거 격전지로 알려진 서울 강남역이 아닌 평택 미군기지다. 수제 조리 방식임에도 국내외 버거 프랜차이즈 보다 10% 가량 저렴한 가격을 통해 소비자들을 사로잡겠다는 포부다.

30일 현대그린푸드는 이날 기도 평택 미군기지(USAG 험프리스)에 재거스 글로벌 1호점인 험프리스점을 오픈했다. 재거스가 미국 이외 국가에 매장을 여는 것을 이번이 처음이다.

2014년 설립된 재거스는 미국 1위 스테이크 전문 브랜드 ‘텍사스 로드하우스’ 창업자 켄트 테일러가 만든 수제버거 브랜드다. 인디애나·켄터키·노스캐롤라이나 등 미국 남부와 중동부 주를 중심으로 11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모든 비프버거에 소고기 패티가 두 장씩 들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재거스는 지난 2020년 미국 식품 시장조사기관 ‘테크노믹’이 그 해 가장 주목받는 식품 브랜드에게 수여하는 ‘핫 콘셉트’에 선정된 바 있다. 미국 인디애나주 대표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인디애나폴리스 먼슬리’로부터 ‘최고의 버거’로 소개되기도 했다.

이번에 오픈하는 험프리스점은 165㎡(약 50평), 70석 규모로 운영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다. 비프버거와 치킨버거 등 버거 14종과 감자튀김, 맥앤치즈, 샐러드, 셰이크 등을 비롯한 사이드 메뉴와 음료 22종의 메뉴를 선보인다.

대표 메뉴는 ‘크레이지 굿 치즈버거’(1만3100원), ‘스파이시 크리스피 치킨 샌드위치’(9200원), 채식주의자를 위한 ‘블랙빈 베지 버거’(1만1800원) 등이다. 5300원을 추가하면 감자튀김과 탄산음료가 포함된 세트 메뉴로 제공된다. 치킨 텐더를 한 번에 최대 100조각까지 주문 가능한 ‘텐더 팩’ 등 재거스의 개성이 담긴 메뉴도 그대로 선보인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미국 본사에 조리 인력을 파견해 두 달간 전문 교육을 이수하고, 모든 재료를 미국에서 직접 공수해 사용하는 등 노력을 통해 현지의 맛을 그대로 구현했다”며 “더블 패티에 수제 조리 방식임에도 국내외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유사한 메뉴보다 가격은 10% 가량 저렴하다”고 말했다.

파이브가이즈 강남점 ⓒ파이브가이즈 파이브가이즈 강남점 ⓒ파이브가이즈

국내 진출한 미국 수제버거 1호점은 대부분 강남 상권에 위치해 있다. SPC의 ‘쉐이크쉑’, BHC의 ‘슈퍼두퍼’, 한화갤러리아의 ‘파이브가이즈’ 모두 신논현역과 강남역 인근에 첫 둥지를 틀었다. 이들 모두 개점 첫날 ‘오픈런’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재거스는 평택 미군 기지 안에 있어 미국 수제버거 브랜드의 국내 진출 초기 볼 수 있는 수백명 단위의 오픈런 현상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지 내 복무 인원 또는 관사에 거주하는 군인 가족 외에는 이용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당사는 지난 2019년 평택 미국기지에 ‘텍사스 로드하우스’를 국내 최초로 선보인 바 있으며, 이후 내·외국인 방문객들의 반응을 반영해 현재 총 8개 매장으로 확대했다”며 “그때의 경험을 적용하기 위해 재거스 1호점 역시 평택 미군 기지에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점 첫 날인 이날 오전, 매장 문을 열기 전 대기 줄이 꽤 있었으며 현재도 분주히 운영 중”이라고 덧붙였다.

후발주자인 재거스의 상륙으로 국내 버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한편, 이미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러 성공 가능성을 확신하기엔 이르다는 평이 동시에 나온다.

실제 쉐이크쉑과 파이브가이즈는 매장을 전국 단위로 넓히기 시작하면서 강남점 오픈런 현상은 잦아들었다. 슈퍼두퍼도 강남점 이후 홍대점, 코엑스 스타필드점까지 오픈한 후 신규 출점이 멈춘 상태다. 프랜차이즈 버거 브랜드들도 신메뉴를 출시하며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지만, 저효율 매장을 과감히 폐점하는 등 체질 개선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SPC삼립이 2020년 들여온 ‘에그슬럿’도 매출 부진을 이유로 한남점과 분당 정사점을 폐점하는 등 매장을 축소했다. 현재는 삼성 코엑스점만 운영 중이다. 대우산업개발의 자회사 이안GT가 2022년 강남에 문을 연 ‘굿스터프이터리’는 초기 ‘오바마 버거’로 유명세를 치렀지만 한국 진출 5개월 만에 결국 철수를 택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수제버거 시장은 많은 글로벌 브랜드들이 진출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으나 소비자들이 높은 품질의 제품을 선호하는 만큼 여전히 성장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며 “시장 내에 성공적인 진입 및 유지를 위해서는 차별화된 전략과 메뉴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